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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출 시 통제권 상실"…韓 지도에 '데이터 주권' 달렸다

채성오 기자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구글이 우리 정부에 1:5000 대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위한 보완 서류를 제출하면서 공간정보 주권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학계·업계·시민단체는 사후 통제 불능·국가 안보 위협·국내 산업 생태계 붕괴를 이유로 일제히 불허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위한 보완 서류를 제출하고 우리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의 반려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지도 쇼핑은 멈추지 않고 있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반출 허용이 불러올 비가역적 결과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꼬리표 없는 데이터의 위험성…"사후 통제, 사실상 불가능"

가장 큰 쟁점은 '데이터 통제권의 영구적 상실'이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지도 데이터가 일단 국외로 반출되면 우리 정부의 관리·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으로 넘어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센터(서버)를 설치하지 않은 채 데이터만 가져갈 경우 폐쇄적인 알고리즘 안에서 지도 데이터가 어떻게 재가공되고 결합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예를 들어 현 상황에서 고정밀 지도가 반출된 후 '독도-다케시마' 병기와 같은 명칭 오류가 발생하면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구글 측에 우리 정부의 시정 조치나 기술적 통제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행 제도하에서는 해외 빅테크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이 어렵다"며 "피지컬 AI가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국토 정보와 결합된 정밀 지도는 국가 안보에 영구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10년간 약 200조 원 피해…국내 산업 구글 종속 가속화=경제적 파급 효과 역시 재앙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3일 대한공간정보학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분석 자료를 통해 고정밀 지도 반출 허용 시 향후 10년간 국내 지도·플랫폼·모빌리티 등 8개 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누적 경제 손실이 최대 19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정 교수의 분석 모델에 따르면, 고정밀 지도 반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누적되며 GDP(국내총생산)의 손실 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가 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가 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정 교수는 "(반출 허용 시) 총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구성 면에서는 관련 국내 산업 위축과 해외 유출되는 로열티 비중이 가장 크며 보안 기대손실도 추가로 발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플랫폼 종속이나 선택 가능한 대안이 사라짐에 따라 나타나는 영향이 비가역적으로 누적돼 피해 증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 의욕을 꺾고 신규 사업자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박창훈 웨이버스 대표는 "영세한 국내 공간정보 기업들은 결국 구글 API를 쓸 수밖에 없는 종속적인 위치로 내몰릴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반출은 국내 생태계의 고사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는 '자체 투자' 중인데…구글은 왜 '무상' 요구하나

전문가들은 구글의 '특혜' 요구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1:25000 축척 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직접 MMS(모바일 매핑 시스템) 장비를 투입해 데이터를 수집·보완하고 있다. GM 역시 국내 고정밀 지도를 자체 구축하겠다고 선언하며 직접 투자를 택하는 모양새다.

반면 구글은 우리 국민의 혈세로 구축된 1:5000 고정밀 지도를 아무런 대가 없이 반출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광목 이지스 대표는 "다른 빅테크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왜 구글만 이를 무상으로 요구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


전문가들은 구글이 요구하는 고정밀 지도 반출에 대해 이용자 편의성·공간정보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데이터 주권' 수호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까지 설치할 필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임대 서버 운영 등으로 실질적 통제권을 벗어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 공간정보업계 한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고정밀 지도 반출은 단순한 서비스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 및 미래 산업 경쟁력이 직결된 디지털 영토의 문제"라며 "정부가 구글의 보완 서류를 검토함에 있어 사후 관리 체계 마련과 서버 설치를 통한 법적 통제권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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