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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넷플릭스는 FIFA, 티빙은 SSG…OTT ‘구독 묶기’ 전면전

오병훈 기자

사진=나노 바나나 프로가 생성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가입자 ‘록인(Lock-in)’ 전략 강화를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영상 콘텐츠 경쟁을 넘어 게임, 유통, 배달 등 이종 산업과 손잡으며 구독 생태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티빙 등 주요 OTT 사업자들은 본업인 영상 서비스 외 다양한 혜택과 경험을 결합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독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넷플릭스, EA 제치고 피파와 협업…월드컵 시즌 노린다

먼저 넷플릭스는 게임 서비스를 앞세운 록인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구독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게임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별도 추가 비용이나 인앱 결제 없이 구독자라면 누구나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에는 자사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이 중심이었다. ‘기묘한 이야기: 1984’ 등 인기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선보이며 영상 시청 경험을 게임 플레이로 확장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024년 클라우드 게임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게임 스트리밍’ 전략에 착수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용자가 PC나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 별도 설치 없이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통신 3사가 한 차례 클라우드 게임에 도전했다가 지연시간(핑) 문제 등 기술적 한계와 낮은 이용률로 철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다시 클라우드 게임 카드를 꺼내들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인기 IP ‘레드 데드 리뎀션’과 ‘GTA’ 등 대작 게임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며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콘솔·PC 중심의 게임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며 게임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작년 12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력해 새로운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피파’ 시리즈를 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게임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맞춰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파트너였던 일렉트로닉아츠(EA) 스포츠와 결별한 FIFA가 넷플릭스를 새로운 협력사로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스마트폰을 컨트롤러로 활용해 TV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 전 세계 축구 팬덤을 구독 생태계로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티빙, 의식주와 구독의 결합…‘라이프스타일 번들링’ 전략

국내 OTT 티빙은 유통, 플랫폼 업계와 협력을 통한 생활 밀착형 제휴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티빙은 웨이브와의 서비스 결합을 추진 중으로, 통합 이후 가입자 중복 문제와 신규 가입자 확보 경쟁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티빙은 웨이브 통합 요금제를 준비하는 동시에 다양한 업종과의 번들링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CJ 계열사 중심 협업에서 벗어나 외부 파트너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웨이브 통합 요금제와 함께 배달의민족과 전략적 제휴 상품을 선보였다. 티빙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제휴 이후 두 달간 신규 가입자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과 손잡았다. 양사는 SSG 멤버십 ‘쓱세븐클럽’에 티빙 이용권을 결합한 상품을 다음달 5일 출시할 예정이다. 월 3900원에 쇼핑 적립 혜택과 티빙 콘텐츠 이용권을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다.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결국 체류 시간 싸움”

OTT 업계가 이종 산업과 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콘텐츠 경쟁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글로벌 콘텐츠 제작비 상승과 구독료 인상 압박 속에서 콘텐츠 외적 유인책을 통해 구독의 당위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과도한 번들링 경쟁이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휴는 단기 가입자 확대에는 효과적이지만, 수익 배분 구조와 마케팅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 순증 가입자가 장기 체류와 광고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OTT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가입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제휴 효과가 마케팅 비용을 넘어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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