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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이어 밀가루 가격도 짰나…공정위, CJ제일제당 등 7개사 담합 의혹 정조준

최민지 기자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설탕·밀가루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설탕·밀가루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설탕 담합에 4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에는 밀가루 담합 의혹을 정조준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주요 제분사들이 수년간 밀가루 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를 놓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대한제분·삼양사·사조동아원·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국내 제분사 7곳을 대상으로 밀가루 가격과 인상 시기·폭 등을 사전에 합의해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2025년 10월 중순 조사에 착수한 공정위는 약 4개월간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제분사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조만간 전원회의에 상정하고 각 사에도 발송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2월 중 (전원회의 상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검찰 수사를 통해 밀가루 담합 의혹 윤곽도 드러났다. 검찰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5년간 제분 7사가 밀가루 가격 변동 여부와 변동 폭·시기를 합의했다고 판단해 6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추산한 담합 관련 매출액 규모는 약 5조9913억원에 달한다.

공정위가 같은 결론을 내린다면 제분사들은 과징금과 함께 시정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정조치에 '가격 재결정 명령'이 포함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 재결정 명령은 담합에 참여한 사업자들이 합의된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일정 기간 가격을 다시 정하고 이를 보고하도록 하는 조치다. 공정위가 이 카드를 꺼낼 경우 20년만의 사례가 된다.

실제 공정위는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에서 8개 제분사에 과징금 435억원과 가격 재결정 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업체는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가격 재결정·보고 명령은 담합 당사자들이 기존 합의 가격을 유지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담합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일부 제분사는 밀가루 가격을 4~6%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담합 여부와 담합 관련 매출액 규모뿐 아니라 이러한 가격 인하 조치가 소비자 피해 복구 차원에서 충분한지도 함께 심의할 방침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공정위 조사 착수 직전인 2025년 9월 기준 밀가루 생산자물가지수는 121.43으로 담합 시작 전으로 추정되는 2019년 9월보다 21.4% 상승했다. 같은 시점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는 6년 전보다 약 35.9% 높은 수준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9월 국무회의에서 식료품 물가 담합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면서 대규모 담합 수사 도화선이 됐다. 설탕에 이어 밀가루 담합까지 연이어 심판대에 오르면서 공정위 물가·담합 대응 기조가 한층 강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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