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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스타트업에 마중물"… 인도, 1.4조 원대 국가 펀드로 'AI 강국' 노린다

김문기 기자
밸런스히어로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인도 고객의 모습 (ⓒ 밸런스히어로)
밸런스히어로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인도 고객의 모습 (ⓒ 밸런스히어로)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인도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첨단 제조 등 이른바 '딥테크(Deep-tech)'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11억 달러(약 1조 4800억 원) 규모의 국가 지원 벤처 캐피털(VC)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했다. 민간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마중물을 부어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내각은 이번 주 1000억 루피(약 11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인도 펀드 오브 펀즈(FFS) 2.0'을 통과시켰다. 이 펀드는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방식 대신, 민간 벤처 투자사에 자금을 할당해 스타트업에 간접 투자하는 '모펀드(Fund of Funds)' 구조로 운영된다. 이는 2016년 출시된 1차 펀드의 성공적인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한 후속 조치다.

이번 펀드는 특히 AI, 반도체, 로봇 공학 등 긴 개발 주기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딥테크 및 첨단 제조 분야에 특화됐다. 인도 정부는 최근 딥테크 기업의 스타트업 인정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으로 대폭 늘리고, 세제 혜택 기준 매출액을 30억 루피(약 447억 원)로 상향 조정하는 등 규제 문턱도 낮췄다. 이는 과학 기술 기반 창업자들이 상용화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IT 장관은 이번 발표에서 "2016년 500개 미만이었던 인도 스타트업 수가 현재 20만 개를 넘어섰다"며 "지난해에만 사상 최대치인 4만 9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새로 등록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펀드는 대도시를 넘어 인도 전역의 초기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소규모 국내 벤처 캐피털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승인은 뉴델리에서 열리는 '인도 AI 임팩트 서밋 2026'을 목전에 두고 이뤄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거인들이 총출동해 인도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10억 명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한 인도는 이제 단순한 시장을 넘어 글로벌 AI 혁신의 핵심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 스타트업의 민간 투자 유치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하는 등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딥테크 생태계에 단비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정부 지원과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가 맞물려 인도의 기술 굴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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