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문화人] 박정민 “류승완 감독이 ‘첩혈쌍웅’ 관람 권해, 난 주윤발 아니라 혼란스러웠다”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데뷔 15년 차 배우 박정민은 지난해 연말 ‘벼락 인기’를 누렸다. 영화 ‘얼굴’로 제 46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가 축하무대를 꾸민 가수 화사의 무대에 스페셜 게스트로 선 게 발단이었다. 두 사람은 화사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굿굿바이’ 뮤직비디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시간도 없고 ‘댄스치’였던 박정민은 최소한의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간단한 손짓과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화사를 그윽한 눈빛으로 지긋이 쳐다본 게 전부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구두, 구두 가져가”라는 회심의 애드리브를 날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 퍼포먼스는 15년차 배우 박정민을 단숨에 멜로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갑작스런 인기에 배우가 잠시 잠수를 탈 정도였다.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휴민트’ 인터뷰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유난히 청룡영화제 퍼포먼스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굿굿바이’는 좋은 곡이고 나나 화사에게도 복덩이 같은 곡이지만 이제 더 이상 듣지 않는다. 너무 많이 들어서 전주만 들어도 1초 안에 맞춘다”며 웃었다.
‘휴민트’에서도 박정민은 멜로를 펼친다. 그는 영화 속에서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분)을 감시하기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 나왔다 약혼녀였던 전 연인 채선화(신세경 분)을 우연히 만나는 북한 보위성 요원 박건 역을 연기한다.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식당 아리랑의 종업원인 채선화는 한국 국정원 조과장(조인성 분)에게 포섭된다. 옛 연인을 향한 식지 않은 애정과 미련, 조국을 향한 충성 사이에서 망설이던 박건은 결국 사랑을 택한다.
이지적인 이미지지만 박정민은 멜로 연기를 한 적이 드물다. 그는 “멜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없었다. 멜로물 대본이 안 들어와서 고통스럽다기보다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휴민트’ 역시 멜로물이라기 보다 누군가를 구출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박정민의 멜로를 누가 궁금해할까 싶었다. 시키면 하겠지만, 내 멜로 연기를 보는 사람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느낄까 걱정됐다”며 “‘휴민트’로 멜로 비슷한 연기를 하게 됐는데 관객들이 ‘징그럽다’고 할까봐 걱정된다”며 웃었다.
멜로 뿐만 아니다. 그는 ‘휴민트’에서 격렬한 액션 연기도 펼친다. 통쾌하게 터지는 총기 액션과 맨몸 격투, 긴박한 카체이싱까지. 류승완 감독의 전작 ‘밀수’에서 보여준 장도리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순애보에 빠진 한 남자의 광기어린 액션연기를 보여준다.
“참고한 영화가 엄청 많아요. 류승완 감독님이 007 영화나, 프랑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권했어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버리는 남자들의 이야기도 권하셨어요. ‘첩혈쌍웅’이나 ‘영웅본색’이요. 문제는 이 영화를 본 뒤 더 혼란스러웠어요. 저는 주윤발이 아닌데...(웃음) 대체 저 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뭘 참고하라는 건지 난감했죠.”
본인은 낯 간지러워하지만 제작진은 박정민 내면의 ‘남성미’와 ‘순애보’를 끌어내는데 주력했다. 류승완 감독은 어느날 박정민을 사무실로 불러 촬영감독, 조명감독과 함께 박정민의 디테일을 연구하기도 했다.
“자연광에서 머리를 내렸을 때, 이마를 드러냈을 때를 요모조모 보셨어요. 요 각도에서 보면 남자답고, 저 각도에서 보면 예쁘네, 이 샷에서는 저 앵글을 쓰자 이런 식이었죠. 마치 AI로 만든 것 처럼요. 오죽하면 그러셨겠어요.(웃음) 조명감독님은 저랑 쿠팡플레이 ‘뉴토피아’도 함께 하신 분이었는데 그때랑 달리 멋있게 나와야 하니 그분들도 가장 멋있는 앵글을 쓰려고 노력하셨죠.”
제작진만 노력한 게 아니다. 박정민 자신도 매 촬영 때마다 10Km러닝을 뛰며 붓기를 뺐다. 그는 “러닝을 할때와 안할 때 얼굴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꼭 촬영 전 러닝으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상대역인 채선화 역의 신세경은 군시절부터 팬이었던 배우다. 박정민은 “군대에서 ‘하이킥’을 보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마법같은 분위기가 있다”며 “함께 연기할 때 박건으로서 많이 기댔다. 강단 있어 보이지만 지켜주고 싶은 양면적인 이미지가 함께 있는 배우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액션부터 멜로를 오가며 국민적인 관심을 한몸에 받는 그는 지금의 관심이 못내 부담스럽다면서도 “이 작품은 사랑하는 이성을 목표로 하는 인물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기존 필모그래피와 차별화된다. 스스로 만족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쁘게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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