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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조원 베팅한 넷플릭스에 파라마운트 거센 반격… WBD 인수전 ‘점입가경’

오병훈 기자
[사진=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프로]
[사진=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프로]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에 대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의 견제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인수 발표 직후부터 양사 합병에 강한 반대 의사를 내비쳐온 파라마운트가 다양한 전략으로 이들 행보에 강력히 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다수 외신에 따르면 최근 파라마운트는 WBD 이사회에 넷플릭스와의 합병 계약을 파기할 경우 발생하는 막대한 위약금 전액을 대납하겠다는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당국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틈을 파고들어 WBD 주주 마음을 돌리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앞서 넷플릭스는 WBD의 스튜디오 및 HBO맥스 콘텐츠 사업 부문을 720억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합병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케이블방송 사업 중 하나인 CNN은 포함되지 않았다. 파라마운트 견제가 이어지면서 인수 금액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파라마운트에서는 넷플릭스와 WBD의 인수 계약 체결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CNN을 포함한 WBD 전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제안한 상황이다. 제안한 매수가는 780억달러(112조원)이다. 공개매수 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지분 확보를 위해 매수 기한도 두차례 연장했다. 공개 매수는 다음달 20일까지 진행된다.

◆“독점 기업 우려”…청문회 지켜본 외신 반응은?

양사 합병은 콘텐츠 사업 독점 논란으로도 번졌다. 거대 기업 합병인 만큼 미국 법무부는 즉각적으로 독점 여부 조사에 돌입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양사가 합병될 경우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양사 합병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거대 기업 합병에 따른 독점 문제는 청문회까지 이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상원의회 법사위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 주도로 청문회가 개최됐다. 넷플릭스와 WBD 경영진을 불러 독과점 여부를 살펴보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스트리밍 시대의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강도 높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외신들은 이번 청문회를 두고 대체로 넷플릭스의 규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청문회 분위기를 두고 “청문회는 때로 격렬한 분위기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넷플릭스 콘텐츠가 정치적 성향을 담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세까지 퍼부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로서는 규제 당국의 법적 제재와 정치권 압박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외신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마이크 리 소위원장을 비롯한 상원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 시장과 배급망을 동시에 장악하는 ‘슈퍼 플랫폼’이 돼 시장 생태계를 교란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서랜도스 CEO는 “우리의 경쟁자는 디즈니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틱톡 같은 숏폼 플랫폼이며 전체 TV 시청 시간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고 반론했다.

◆파라마운트 ‘위약금 대납’ 강수…행동주의 펀드 압박까지

청문회 이후 파라마운트 공세는 더 거세졌다. 파라마운트는 최근 워너브라더스 측에 넷플릭스와 계약 해지 때 발생하는 약 28억달러(약 4조원) 규모 위약금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 계약에는 통상 ‘고-숍(Go-Shop)’ 조항이 포함돼 있어 특정 기간 내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나면 기존 계약을 깰 수 있다. 다만 이때 발생하는 거액의 위약금은 매도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파라마운트의 이번 제안은 워너브라더스 이사회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해 넷플릭스 대신 파라마운트를 선택할 명분을 쥐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인 안코라 홀딩스(Ancora Holdings)의 가세는 넷플릭스를 더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안코라 홀딩스는 WBD 지분 약 2억달러(약 3000억원)를 확보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 매수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WBD 시총이 약 690억달러(100조48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안코라 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은 1% 미만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코라 홀딩스는 최근 워너브라더스 이사회에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넷플릭스와의 합병은 규제 당국의 불허로 무산될 확률이 매우 높다”며 “불확실한 넷플릭스 딜에 매달리기보다 파라마운트와의 합병을 추진하거나 독자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외부적으로는 미 의회와 법무부의 규제 칼날을 의식하는 동시에 파라마운트와 행동주의 펀드가 흔들어대는 판을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규제 당국이 넷플릭스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파라마운트가 내민 ‘위약금 대납’ 카드는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최대 콘텐츠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넷플릭스 전략이 파라마운트 견제구에 좌초될지 아니면 또 다른 전략으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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