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분유 리콜 쇼크”…네슬레, 공장 24시간 풀가동

백지영 기자

네슬레가 판매하는 분유 광고 [사진=월마트]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네슬레가 분유 오염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리콜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주요 공장을 24시간 가동 체제로 전환했다. 업계 최대 규모로 번진 이번 리콜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공급 차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조치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네슬레는 프랑스·스페인·독일·스위스·네덜란드 등 5개 공장에서 하루 24시간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생후 1세 미만 영아용 제품 공급을 최우선으로 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서류에 따르면 네슬레는 글로벌 리콜 발표 다음 날인 1월 6일, 스위스 코놀핑겐 공장의 야간·공휴일 근무 허가를 당국에 요청했다.

이번 사태는 네슬레 공장에서 세레울리드(cereulide) 독소를 생성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세레울리드는 급성 구토와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이후 리콜은 다논, 락탈리스 그룹 등 경쟁사 제품까지 확대되며 최소 60개국 이상에서 5개 이상 기업이 수백개 배치를 회수하는 사상 최대 규모 분유 리콜로 번졌다.

현재까지 일부 국가에서만 영아 질환과의 직접적 연관성이 확인됐지만, 프랑스 당국이 세 번째 영아 사망 사례와 네슬레 분유 간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네슬레와 다논 주가는 급락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관련 중독 사례가 없다”고 밝히면서 다논 주가는 일부 반등했다. 중국은 다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 시장이다.

업계는 이번 증산 조치와 유럽 내 다변화된 공급망을 고려할 때 2022년 미국에서 발생했던 ‘분유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당시에는 애보트 래보라토리 공장 가동 중단으로 매대가 텅 비고 사재기가 확산되는 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제한적인 공급 차질만으로도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아는 모유 또는 분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대체재가 사실상 없고, 부모들이 브랜드를 쉽게 바꾸지 않는 특성도 시장 불안을 키운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우유나 식물성 음료, 자가 제조 대체식은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네슬레, 다논, 렉킷벤키저의 미드존슨 브랜드가 전 세계 영유아 분유 시장의 약 35%를 차지한다. 시장이 소수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재편돼 있어 리콜 대응 속도가 늦어질 경우 소비자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콜 영향이 없던 업체들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독일 힙(HiPP)과 스위스 홀레는 생산 확대에 나섰다. 홀레 측은 “원재료 수급 범위 내에서 가능한 최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 다논과 락탈리스 그룹, 영국 내니케어, 네덜란드 프리스란트캄피나, 독일 DMK, 스위스 호흐도르프 등은 현재까지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켄다밀과 북유럽 유제품 협동조합 알라푸즈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분유는 단순 소비재가 아닌 생존 필수품”이라며 “신뢰 회복과 공급 안정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