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두쫀쿠'의 배신… 설탕 3사의 담합 폭리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유채리기자] 두바이쫀득찹쌀쿠키, 이른바 '두쫀쿠'를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하다. 콩알만한 크기에 6000~8000원 또는 그 이상을 호가하는 가격은 '작은 사치'라기엔 지나치게 무겁다.
얼마 전 커피 배달의 최소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6800원짜리 두쫀쿠 한 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어차피 금액을 채워야 하는 거 호기심도 채워보자는 생각이었다.
물론 작은 한 알 안에는 임대료, 수도·전기 등 가게 운영비, 인건비, 원재료 값 등등이 담겨있다. 마진도 남겨야 한다. 그럼에도 '금쫀쿠'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두쫀쿠에서 '쫀득'을 담당하는 마시멜로우의 주성분은 설탕이다. 겉을 감싼 초콜릿과 코코아파우더 역시 설탕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짭쪼롬한 소금빵, 햄·소시지 등 가공육, 감자칩·크래커와 같은 짠 과자에도 설탕은 빠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식품 전반에 쓰이는 설탕 가격을 이른바 '설탕 3사'가 담합해왔다는 점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에게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의 인상 폭과 시기 등을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했다.
설탕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약 89%다. 이들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했다. 설탕 가격은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을 올리는 '슈가플레이션'의 주범인것이다.
담합 기간 이들이 거둔 관련 매출액만 약 3조2884억원에 달한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담합 기간인 지난 2021년부터 2024년 4월까지 이들은 주요 설탕 제품 판매 가격을 최고 66.7%까지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수법의 '짬짜미'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장기 불황 속에서 디저트는 '작은 사치'가 됐다. 스트레스 받을 때 단 음식을 찾는 건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단맛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은 낮추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합성을 돕는다. 얇아지는 지갑과 물가 상승이라는 '쓴맛' 가득한 일상에서 사람들이 디저트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지난 10년 사이 8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크림빵, 두바이초콜릿, 소금빵, 밤티라미수 등등 디저트는 이제는 가장 트렌디한 문화 상품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불하는 '달콤한 비용' 속에는 기업들의 부당 이득이 세금처럼 숨어 있었다.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단맛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왜인지 쌉싸름함도 함께 느끼는 건 기분 탓만이 아닐 것이다. 디저트 열풍이 누군가에는 '달콤한 축제'지만 누군가에는 '씁쓸한 손해'로 남는다는 걸 내심 깨닫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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