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머스크의 ‘집사 은행가’ 귀환…스페이스X IPO 시계 빨라진다

백지영 기자

마이클 그라임스 모건스탠리 투자은행(IB) 부문 회장 [사진=마이클 그라임스 링크드인]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일론 머스크의 핵심 금융 파트너로 꼽히는 마이클 그라임스<사진>가 모건스탠리로 복귀하며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작업의 중심에 다시 섰다.

그라임스는 머스크의 로켓 기업 스페이스X 상장을 위해 수년간 물밑 작업을 해온 인물로 이번 복귀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역대급 IPO’ 수임 경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9일(미국 현지시간) 그라임스를 투자은행(IB) 부문 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기존 글로벌 테크놀로지 IB 총괄에서 승진한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부 메모를 인용해 이번 인사가 사실상 스페이스X IPO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전했다.

그라임스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 상장을 미루는 동안 미 상무부로 자리를 옮겨 정부에서 근무해왔다. 머스크가 워싱턴DC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출범시키는 과정에서 그를 따라간 것이다.

이 때문에 정작 머스크가 스페이스X 상장을 결심했을 때 그라임스는 외부에서 동료들이 수임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이번 복귀로 그는 다시 ‘판 안’으로 들어왔다. 업계에서는 그라임스가 복귀와 동시에 스페이스X IPO의 주관사 라인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월가에서 오래전부터 ‘황금 거위’로 불려왔다. 최근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가 1조2500억달러로 급등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IPO를 통해 최대 40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IPO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약 4억달러의 수수료를 나눠 갖게 된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4곳이 대표 주관사로 거론되며 실제 딜을 따낸 은행과 핵심 인물들에게 가장 큰 몫이 돌아갈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그라임스가 정부에 남아 잠재적 ‘잭팟’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그의 선택은 복귀였다.

한편 머스크와 모건스탠리의 인연은 깊다. 머스크의 자산 관리자 재러드 버철과 xAI 최고재무책임자(CFO) 앤서니 암스트롱 모두 모건스탠리 출신이다. 그라임스는 머스크가 ‘참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은행가’로 불릴 만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그라임스는 모건스탠리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며 테슬라의 2010년 IPO, 트위터(현 X)의 2022년 인수 자금 조달을 주도했다. 특히 트위터 인수 당시에는 머스크의 속도전에 맞추기 위해 팀에 “며칠이 아니라 분과 시간 단위로 움직이라(work in minutes and hours instead of in days)”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집요한 영업 방식도 유명하다. 페이스북 IPO를 따내기 위해 ‘팜빌(FarmVille)’ 게임을 수 시간 플레이했고 우버 상장 자문을 따내기 위해 직접 우버 드라이버로 일했다는 일화는 월가에서 전설처럼 회자된다.

엔지니어링 전공의 ‘테크 덕후’ 스타일인 그는 전형적인 월가 은행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소 괴짜 같지만 기술에 깊이 빠져 있고, 거친 언어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라임스는 상무부 재직 당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프로젝트를 이끌며 인텔 지분 10% 투자 협상, 패니메이·프레디맥 상장 검토 등 굵직한 현안에도 관여했다.

그가 정부에 몸담는 동안 미국 IPO 시장은 다소 침체돼 있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대형 AI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역대 최고의 IPO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 나온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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