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는 과감히 쳐내라"… CJ프레시웨이, '이건일표' 체질 개선 통했나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 [사진=CJ프레시웨이]
[디지털데일리 유채리기자] 국내 식자재 유통기업 1위 CJ프레시웨이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24년 부임한 '글로벌 식품통'인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의 경영 쇄신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4810억원, 영업이익 10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1% 늘었다. CJ프레시웨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 중심 사업 모델을 고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건일표' 구조 개혁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란 평가다. 이 대표는 지난 2024년 4월 부임 후 자회사 '프레시원'과의 합병 및 구조개편을 주도했다. 인적·물적자원을 통합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작년 유통사업 부문 매출은 자회사 통합 후 사업구조 최적화 영향으로 일시 감소했다. 2023년 매출 2조2858억원, 2024년 매출 2조3931억원으로 2조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은 지난해 1조5621억원으로 줄었다.
유통사업 부문 중 외식식자재 부문만 봤을 때도 2024년 2950억원에서 2025년 276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식품원료 부문은 같은 기간 947억원에서 1221억원으로 28.9% 급증했다. 회사는 "외식식자재 시장 외 O2O(Online to Offline) 전략 본격화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급식사업 매출은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작년 CJ프레시웨이 급식사업 매출은 1조8934억원이다. 2023년 7261억원, 2024년 7781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을 넘긴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 프리미엄 푸드코트 '고메브릿지(Gourmet Bridge)' 신규 점포 2곳을 연이어 개점하며 공항 컨세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사진=CJ프레시웨이]
'이건일표' 키친리스 사업도 톡톡한 역할을 했다. 조리시설없이 급식과 유사한 푸드서비스를 제공하는 키친리스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O2O 기반의 외식 식자재 시장 산업화를 이끌며 급식 식자재와 푸드서비스 사업 간의 시너지로 키친리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해당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 CJ프레시웨이는 온라인 자사몰 '프레시앤'을 론칭하고 인공지능(AI) 주문 에이전트 서비스를 시작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신사업이다. 식자재 유통 및 급식사업 등은 원자재 값 영향을 크게 받고, 마진은 적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특성상 원자재 값이 비싸고 인건비도 많이 든다.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기한도 짧아 폐기될 때가 많아 영업이익률이 낮다"며 "냉동식품 등 신선식품 외 비중을 넓히는 등 새로운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회사는 푸드테크 기업 지분 인수로 O2O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날 외식 사업자용 식자재 오픈마켓 플랫폼 '식봄'을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 '마켓보로'의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마켓보로는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기반 식자재 발주, 매입·매출 관리, 운영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외식업 식자재 오픈마켓 플랫폼 '식봄'과 식자재 수발주 및 유통관리 서비스 '마켓봄'을 운영한다.
CJ프레시웨이는 이번 마켓보로 인수 배경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전환 중인 식자재 유통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이번 인수에 대해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강력한 물류망과 오픈마켓에 최적화된 마켓보로의 기술력이 결합돼 온라인 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익성 관리 숙제가 남았다. 마켓보로는 지난 2024년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손실 127억원보다 적자 폭은 줄였지만, 판관비 부담이 큰 구조라 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 역시 "식자재 유통 기업 특성상 원자재 값과 인건비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어떻게 수익성 구조를 바꿔 나갈 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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