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배터리협회 회장사에 첫 소재기업…'명패의 무게'는 잊어라

SK온 옌청 공장 [사진=SK온]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사가 바뀐다. 포스코퓨처엠이 내정됐다. 2011년 협회 출범 이후 줄곧 배터리 셀(Cell) 제조사들이 도맡아왔던 자리가 처음으로 소재 기업에게 넘어갔다.
협회는 "광물·소재 등 공급망 강화가 중요한 시점에 시의적절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마냥 박수만 치기엔 씁쓸한 대목이 있다.
관례대로라면 이번 순번은 SK온이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였지만 이 자리를 고사했다. 출범 이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 신임 사장 취임까지 겹친 탓이다.
재무 건전성과 체질 개선이 급한 와중에 정부·국회를 오가며 업계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협회장 역할은 영광보다 짐에 가까웠을 것이다.
협회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소재 회장사 선임을 포장한다. 공급망 자립이 화두인 만큼 명분 자체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냉정히 보면 셀 제조사가 짊어지지 못한 짐을 소재사가 대신 떠안은 '고육지책'에 가깝다.
배터리 생태계의 최전선은 여전히 셀 제조사다. 완성차와 가격·물량을 조율하고 기술 트렌드를 이끄는 주체, 해외 공장에서 적자를 감수하며 설비투자를 이어가는 주체도 셀이다. 정부 보조금과 세제, 인허가 정책 대부분이 셀 공장과 맞닿아 있는 이유다. 그런 만큼 협회장사는 업황과 정책의 무게중심을 떠안는 상징적인 자리다.
문제는 이 구조의 중심에 있어야 할 셀사들이 정작 '업계의 얼굴' 자리에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가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회사 하나 넉넉하진 않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대표 자리만 서로 피하려 든다면 위기일수록 필요한 리더십의 공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론 포스코퓨처엠 체제는 소재사의 위상을 새롭게 드러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히 있다.
물론 누가 회장사를 맡게되더라도 현재 침체된 배터리 시장의 어려운 시황을 감안하면,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사라는 명패가 그 어느때 보다 무겁고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회장사의 출범을 계기로, 아무쪼록 업계가 매서운 삭풍(朔風)을 마주하는 담대한 용기와 지혜를 모아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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