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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저작물 사용료 개정안 ‘일단 보류’…소관부처 협의구조는 ‘아직’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방송사업자 대상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이 원점에서 재논의된다. 개정안을 둘러싼 저작권자와 방송사업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이 과정에서 방송업계는 소관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논의 참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논의는 저작권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정부가 저작권 신탁단체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갖지 못한 상황에선 논의 창구를 마련하더라도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한음저협이 지난해 6월 제출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해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진행한 결과 한국저작권위원회 심의 절차로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방송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합의 도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과점 신탁단체인 한음저협은 음악저작물 사용료 산정 방식을 두고 방송사업자들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에도 한음저협이 새로운 징수규정안을 마련하자 방송업계는 명확한 근거 없이 저작권료를 일방적으로 인상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음악저작물 사용료 산정 기준이 되는 ‘매출액’의 정의 변경이다. 기존에는 수신료와 광고 수입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사용료를 산정했으나 개정안은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기재된 ‘방송 프로그램 판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문제는 해당 공표집상의 매출 항목에 음악저작물 사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수익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방송업계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과 가입·설치 매출액, 단말장치 대여·판매 매출액 등이 모두 방송 프로그램 판매 매출로 분류돼 있어 음악 사용과 무관한 매출까지 저작권료 산정 기준에 포함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음악저작물 사용료가 프로그램 제작 사업자와 프로그램 구매 사업자에게 이중으로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A사가 제작한 드라마를 B사가 구매할 경우 A사가 제작 과정에서 이미 음악저작권료를 지급했기 때문에 B사가 별도로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었다”며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 판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게 되면 구조상 한음저협이 추가로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개정안을 두고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있었던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심의에 상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송업계 안팎에선 향후 재논의 과정에서 방송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제도적 창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작권 소관부처인 문체부는 방송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있는 만큼 음악저작물 사용료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에 대해선 방송사업자를 직접 관할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방송 전담 기구가 제도적으로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 등 방송업계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에 명시된 음악저작물 관리비율이 본래 취지와 달리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해석·적용되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관리비율은 방송사업자가 이용하는 전체 음악저작물 가운데 각 신탁단체가 관리하는 저작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현행법상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은 한음저협이 마련해 제출하면 문체부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정·승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2023년에는 OTT 업계와 문체부 간 법정 공방도 벌어졌다. 당시 OTT 업계는 문체부가 의견수렴 주체로 ‘음악산업발전위원회’를 채택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음산발위는 위원 10명 중 7명이 음원 권리자이자 음악저작권 단체 소속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구조적으로 OTT에 불리한 결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방미통위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해 지난해 문체부와의 협의 구조 마련을 언급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인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송사업자들도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저작권자와 이용자 간 적정한 사용료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문체부 중심으로 관리되는 현 구조에서 방미통위의 역할이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반상권 방미통위 직무대행은 “문체부와의 협의 구조를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업계 일각에선 정부 부처에 저작권 신탁단체를 실질적으로 조정·통제할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협의 구조를 마련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방미통위-문체부 협의 구조가 가동되더라도 한음저협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정부가 이를 강제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고 창작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신탁관리업 허가에 유효기간을 두고 재허가 제도를 도입해 운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내용이 골자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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