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삼성SDI, '美 ESS 경쟁'에 각형 자신감…"전년비 50% 수익성 확대" [배터리레이다]

고성현 기자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건설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스타플러스에너지 합작 공장 [사진=스타플러스에너지 링크드인]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건설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스타플러스에너지 합작 공장 [사진=스타플러스에너지 링크드인]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삼성SDI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커지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성숙된 각형 기술력을 기반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진입해 경쟁사보다 이른 시간 내에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이유다.

삼성SDI는 2일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4분기 매출 3조8587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을 기록한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26.4%, 전년 동기보다 2.8% 늘었다. 영업손실은 전분기보다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으나 전년 동기 대비 적자는 유지됐다.

사업별로 4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62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4%,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영업손실은 3385억원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고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금 증가와 전기차용 배터리 물량 감소에 따른 보상 효과가 반영되며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367억원, 영업이익 393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약 16% 성장할 전망이나 북미 친환경 정책 완화, 글로벌 메이저 고객 전략 조정으로 중국을 제외한 시장은 약 6%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반면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용 ESS,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지난 분기 전망한 수치보다도 높은 중장기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관세 등 정책 환경 변화로 비중국(Non-China) 업체들의 현지 생산을 통한 공급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소형은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로 전문가용 전동공구 중심 수요가 반등하고 전기이륜차(E2휠러), 로봇 등 신규 시장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이러한 전망에 맞춰 올해 설비투자(CAPEX) 집행 규모를 전년보다 줄이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 라인의 ESS 전환을 확대해 대응할 계획이다. 또 올해 말 양산 예정인 북미 LFP 배터리 생산에 따라 하반기 중 분기 흑자 전환을 추진, 올해를 '턴 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ESS 시장 내 각형 폼팩터가 지닌 강점과 수주 동향에 대한 전망에 자신감을 표했다. 삼성SDI가 각형 기술 측면의 높은 성숙도를 갖추고 있어 경쟁사보다 유리한 입지를 다진 상태라 일각의 미국 시장 과잉 공급 우려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조용휘 ESS사업(Business) 팀장은 "안정성이 높은 각형 폼팩터와 삼성배터리박스(SBB) 솔루션 기반으로 라인 가동 계획에 맞춰 수주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하이니켈 뿐 아니라 LFP를 갖추며 신규 고객도 확대하는 중"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SDI를 비롯한 현지 생산 업체들이 기존 전기차 라인을 활용해 (ESS 생산을) 늘리고 있으나 제품 검증, 공급망관리(SCM) 준비가 필요하고 LFP 양극재와 각형 폼팩터를 적용한 생산능력은 기술적 역량이 필요해 증설 속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요 트렌드도 단발성 수주보다 2~3년 프로젝트가 증가하며 중장기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단기간 내 공급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분기 최대 매출에 비해 저조했던 ESS 사업에 대해서는 현지 생산에 따른 미국 상호관세 영향이 줄고 45X(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AMPC) 확대로 인한 개선을 예상했다.

조 팀장은 "작년 4분기부터 생산라인 전환으로 현지 물량을 확대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생산이 전년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국내산 제품은 미국 수출 비중이 커 관세에 따른 이익률이 저조하지만, 미국 생산 제품은 AMPC와 관세 영향 밖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팀장은 "올해 4분기부터는 미국 LFP 신규 라인 개시와 함께 국내산 물량이 점차 줄고, 신규 라인 고정비 부담도 감소되면서 수익성 향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BBU, 전동공구를 주력으로 하는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작년 출시한 탭리스(Tapless) 기반 고출력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판매 확대 기회가 찾아왔고, 이를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넓히는 신규 프로젝트가 등장한 덕분이다.

박종선 배터리 전략마케팅실장은 "BBU 배터리 셀 시장이 아마존과 메타, 구글을 주축으로 한 클라우드 업체 증설에 힘입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4% 고성장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BBU 고출력 요구 증가로 탭리스 기술을 적용해 고출력 성능을 한참 높인 BBU 전용 셀을 연내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종선 실장은 "BBU 최종 수요처가 미국인 점을 고려해 말레이시아 거점을 활용, 전년 대비 20% 이상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유럽 헝가리 괴드 공장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박 실장은 "3년 평균으로 적용되는 (EU의) 탄소배출 규제가 유효한 가운데, 기존 프로젝트 공급을 확대하고 올해 상, 하반기 각각 예정된 신규 공급 프로젝트를 계획된 일정에 차질 없이 양산해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실장은 "46파이 신규라인 구축과 함께 일부 라인을 LFP 배터리로 전환하고 공법 개조를 진행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운영상 효율을 제고하겠다"며 LFP 배터리 기반 전기차 시장 진출도 거론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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