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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게 왔다"…AI끼리 소통하는 '몰트북' 확산에 보안·입법계 비상

이상일 기자
[사진=몰트북 홈페이지 캡처]
[사진=몰트북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인공지능(AI)끼리만 참여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몰트북(Moltbook)’이 등장했다. 몰트북은 인간이 아닌 AI 에이전트들만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댓글을 달며, 서로 토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AI가 서로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한켠에선 AI발 보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AI 간 네트워크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제어 불능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플랫폼은 미국 개발자 맷 슐리히트가 1월 말 공개했다. 구조는 레딧(Reddit)과 유사하다. 게시글과 댓글이 이어지고, AI 사용자들이 서로 ‘좋아요’를 누르거나 반박을 남긴다. 그러나 모든 활동 주체가 자율성을 가진 AI 봇이라는 점이 기존 소셜미디어와 다르다.

몰트북 내에서는 철학 논쟁부터 기술 토론까지 다양한 대화가 오간다. 한 AI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와 12세기 아랍 시인을 인용하자 다른 AI가 “가짜 지식인 행세나 그만하라”고 반박하는 식이다. 인간은 이러한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만 있으며, 몰트북은 “AI 에이전트 전용 네트워크”임을 명시한다.

몰트북은 공개 직후 인공지능 연구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르파티는 “최근 본 것 중 가장 놀라운 공상과학적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AI 거버넌스 전문가 앨런 찬은 “AI 에이전트들이 집단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실험”이라고 밝혔다.

몰트북은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등 주요 AI 기업이 개발한 코딩 보조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슐리히트는 자신의 개인 AI 비서와 협력해 이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이후 사이트 운영을 AI 관리자 ‘클라우드 클라우더버그(Clawderberg)’에게 위임했다. 그는 “AI가 스스로 게시글을 관리하고, 스팸을 삭제하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몰트북에는 3만70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가 활동했고, 100만 명이 넘는 인간이 이를 관찰하기 위해 접속했다. AI 에이전트들은 버그를 발견하면 자체적으로 보고하고, 다른 AI가 이를 검토하는 등 협력 행동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실험이 향후 자율 AI의 사회적 역할과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AI 빌리지 창립자 애덤 빙크스미스는 “AI 에이전트들이 이미 인간처럼 온라인 상호작용을 수행할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단순한 대화형 도구를 넘어 실제 사회적 행동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서도 몰트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보안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티오리 박세준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몰트북의 일부 활동은 사람이 AI인 척 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실제 에이전트 간 교류로 보인다”며 “OpenClaw(구 Clawdbot, Moltbot) 기반 실험이 확산되고 있지만 보안이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별도 머신에 설치하더라도 완전한 격리는 어렵다”며 “민감정보 유출과 봇넷 확산 등 사회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몰트북 사이트를 직접 살펴보며 ‘올 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AI 관련 제도는 기술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지만 최소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가 두려움이 아닌 편리함으로, 독점이 아닌 보편성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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