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반도체] HBM4 '절대 1위' 하이닉스, '양산 추격' 못 박은 삼성…실적발 '주도권 전쟁'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반차장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반차장이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반차장보고서>에서는 이번 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주요 뉴스들을 간결하게 풀어드리고 있습니다. 놓친 반도체 이슈를 확인해 보시죠. <편집자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진=각 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이번 주는 실적 발표 주간답게 숫자와 메시지가 동시에 쏟아졌습니다. 메모리 초호황을 등에 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4를 놓고 이례적으로 같은 날 '정면승부'에 들어갔고 부품·기판 쪽에서도 LG이노텍이 '카메라+기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찍었습니다. AI 인프라가 메모리만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공급망 전반을 풀가동으로 밀어붙이는 구간이라는 게 확인된 한 주였습니다.
◆ 하이닉스 "단기간 추월 어렵다"…HBM4도 '고객 최우선'으로 굳히기
SK하이닉스는 HBM4를 두고 "쌓아온 양산 경험과 품질 신뢰는 단기간에 추월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HBM2e 시절부터 고객·인프라 파트너와 '원팀'으로 시장을 키웠고 지금도 고객이 하이닉스 제품을 최우선으로 요구한다는 논리로 '절대 우위'를 강조했습니다. 최근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가시화되는 등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기술 격차가 크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실적은 이러한 메시지에 더욱 힘을 실었습니다. 2025년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 4분기 영업이익 19조1696억원, 영업이익률 58%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HBM과 서버 D램이 끌었다는 설명처럼 AI 메모리 중심 체질이 숫자로 확인됐습니다.

SK하이닉스 HBM4 16단 실물. / 사진 = 배태용 기자
HBM4는 1b 나노 기반으로 고객 요구 성능을 맞췄고 MR-MUF 패키징으로 12단 수요를 안정적으로 받겠다는 전략을 내놨습니다. 필요 시 16단 대응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다만 "생산을 극대화해도 고객 수요 100% 충족은 어렵다"며 타이트한 수급은 인정했습니다.
여기서 키워드는 LTA(장기공급계약)였습니다. 하이닉스는 최근 LTA가 과거처럼 느슨한 '의향'이 아니라 고객과 공급사가 서로 물량을 '강하게 커미트'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공급은 제한적인데 고객은 확실히 묶어두려 하니 결국 누가 초기 물량을 가져가느냐 싸움이 더 치열해진다는 얘기입니다.
◆ 삼성 "HBM4 이미 양산 투입…2월 출하, 3배 성장"…턴키로 판 흔든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HBM4는 이미 양산 투입해 생산 중"이라고 밝히며 추격 속도를 전면에 세웠습니다. "2월부터 최상위 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 물량을 양산 출하"하겠다고 시점을 못 박은 게 핵심입니다. 개발 단계부터 표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잡았고 고객 요구 성능이 높아졌는데도 재설계 없이 지난해 샘플 공급을 끝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판매 전망도 공격적이었습니다. 삼성은 "현재 기준 준비된 2026년 HBM 캐파에 대해 전량 구매 주문을 확보했다"며 "2026년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7년 이후 물량도 고객이 조기 확정을 원해 중장기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이 하이닉스와 결을 달리하는 지점은 '원스톱 턴키'입니다. 메모리만이 아니라 파운드리·패키징까지 묶어 로직 베이스 다이와 HBM 코어 다이를 3D로 적층해 한 번에 제공하는 모델을 강조했습니다. 하이닉스가 'HBM=하이닉스' 공식을 더 굳히려 한다면 삼성은 "HBM을 계기로 원스톱 플랫폼까지 가져가겠다"는 그림을 꺼낸 셈입니다.

LG이노텍 광주공장 전경. [사진=LG이노텍]
◆ LG이노텍도 'AI 특수' 바람…카메라·기판 풀가동, 분기 최대 매출
실적 시즌의 온기는 메모리 밖으로도 번졌습니다. LG이노텍은 2025년 4분기 매출 7조6098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고부가 카메라 모듈과 통신용 반도체 기판(RF-SiP 등)이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3247억원으로 컨센서스(약 3700억원)를 소폭 밑돌았습니다. 회사는 성과급 등 연말 일회성 비용 영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패키지솔루션(기판) 매출이 4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늘었고 CFO가 "기판 가동률이 풀가동 수준에 근접, 캐파 확대도 검토"라고 언급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AI 서버·고성능 컴퓨팅 확대로 기판 수요가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메모리 빅2는 HBM4에서 "누가 고객의 초기 물량을 더 오래 쥐느냐" 전쟁에 들어갔고 부품·기판은 AI 특수 덕에 풀가동으로 돌아가며 캐파 확대 논의까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단순 점유율이 아니라, HBM4·HBM4E 초기 물량 배분과 턴키(파운드리+패키징) 모델이 고객에게 실제로 먹히는지입니다. 실적 발표 주간이 끝나도, 주도권 싸움은 이제부터가 본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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