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정장에 운동화 신고 출근?… '뉴 오피스 코어' 온다 [트렌D]

유채리 기자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스틸컷. [사진=JTBC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유채리기자] 입학 및 취업 시즌을 앞두고 격식을 갖추면서도 편안함을 놓치지 않는 가성비 '뉴 오피스코어(New Office-core)'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가 뉴 오피스코어 인기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극 중 '이경도' 역을 맡은 배우 박서준은 단 4벌의 정장 셋업을 돌려 입으며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호평 받았는데요. 화려한 패션 대신 현실감 있는 '수트 돌려입기'가 직장인들의 깊은 공감을 사며 관련 제품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흥행과 함께 직장인들 사이에서 작중 캐릭터처럼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실용 정장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장이 면접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을 위한 '격식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운동화를 매치하거나 재킷 안에 니트를 레이어드하는 스타일링이 보편화되는 추세입니다.

◆ 드라마 속 '현실 수트' 열풍… 격식보다는 실용

불편함을 감수하며 입는 옷이 아니라 편하함과 격식을 동시에 충족하는 '일상 정장'으로 정장의 정의 자체가 재정립되는 모습입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와 3040 직장인들은 정장을 '불편하지만 입어야 하는 옷'이 아니라 '편하면서도 멋스러운 옷'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정장 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랜드리테일 엠아이수트(M.I.SUIT). [사진=이랜드리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 가격 거품 뺀 '국민수트'유통사 직접 기획의 힘

실용주의 흐름 속에서 유통사가 직접 기획해 가격 거품을 제거한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랜드리테일이 전개하는 신사 브랜드 엠아이수트(M.I.SUIT)의 129 셋업 '국민 수트'가 대표적입니다. 해당 제품은 12만9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구김이 적고 신축성 있는 소재를 사용해 기능성까지 확보했습니다.

엠아이수트가 정통 정장 브랜드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유통사의 직접 운영 구조에 있습니다.

외부 제조사에 의존하는 완사입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사가 원단 및 부자재 발주부터 베트남 현지 공장 통합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컨트롤하며 중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그 결과 해당 제품은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전년 대비 누적 매출이 11% 성장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랜드리테일 엠아이수트 관계자는 "최근 3040 남성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브랜드 네임보다 본인에게 맞는 실루엣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우선한다"며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된 편안한 수트 스타일을 셋업 한 벌에 12만원대라는 압도적 가성비로 제안함으로써 직장인들의 출근룩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젝시믹스 비즈니스웨어. [사진=젝시믹스 홈페이지 갈무리]

◆ 여성복부터 애슬레저까지경계 허무는 오피스룩

뉴 오피스코어의 강세는 전방위로 확산 중입니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 '딘트(Dint)'는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공식 행사에 착용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딘트는 오피스룩을 중심으로 실용성과 격식을 동시에 갖춘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며 성장해왔습니다. 화려한 로고나 장식보다 일상과 공식 석상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현실적인 스타일링을 제안하며 브랜드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애슬레저 브랜드 역시 '비즈니스웨어'로의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강점인 편안함과 기능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젝시믹스는 2024년 '비즈니스웨어' 카테고리를 신설했습니다. 작년 11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90% 이상 성장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용 '스트레치 밴딩 기모 슬랙스', 남성용 '에코덱스 기모 맨즈 폴로 롱슬리브'의 판매량은 각각 413%, 225% 급증했습니다.

안다르 역시 출근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안다르 남성 비즈니스 애슬레저 제품 수는 전년 대비 66% 늘었고, 슬랙스 등 바지 제품의 판매량은 약 30% 증가했습니다. 탄성이 높은 기능성 원단을 적용한 대표 제품 '에어데님'은 론칭 1년 8개월 만에 8만장 넘게 판매됐습니다.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며 가격과 기능성 모두 갖춘 가성비 '뉴 오피스코어'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정장 한 벌에 수십만 원을 투자하기보다 합리적 가격에 여러 벌을 갖춰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돌려 입겠다는 실용주의 소비 패턴이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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