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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신분증’ 시대 열렸지만…역행하는 휴대폰 개통 인증

강소현 기자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점. [ⓒ 디지털데일리]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점.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모바일 신분증이 법적으로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됐지만 휴대폰 개통 현장의 불편과 혼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개통 시 본인 인증에 요구되는 ‘신분증 스캐너’가 구조적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분증 스캐너를 둘러싼 불법프로그램 논란도 수년째 제기되면서 실효성이 지적되는 가운데 제도와 현장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해결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모바일 신분증 발급 및 운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부정 사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정부법 일부개정안’이 전날(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신분증도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휴대폰 개통 현장에선 여전히 신분증 스캐너 기반 본인 인증이 기본 절차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가 2016년 12월 신분증 도용 범죄를 막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점에 스캐너 도입을 의무화하면서 단말기 구매 시 스캐너를 통한 진위 확인이 필수 절차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유통망에 설치된 신분증 스캐너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카드형 실물 신분증’만 인식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신분증은 구조적으로 스캐너 인증이 불가능하다. 결국 제도 변화와 현장 인증 수단이 엇박자를 내는 있는 것이다.

신분증 스캐너의 실효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짜 신분증 판별 한계가 지적된 데 이어 스캐너 없이도 신분증 사진 파일만으로 개통이 가능한 불법프로그램이 유통되면서 인증 체계 자체가 우회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특히 이런 우회 개통 과정에서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통망과 브로커, 이른바 ‘딜러’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공유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조금이 높은 시점을 노려 개통을 지연하거나 다른 판매점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외부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선 이미 대체 인증 방식이 병행되고 있지만 스캐너 시스템 운영과 인증 인프라를 총괄하는 KAIT가 기존 체계를걷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도 KAIT는 주민등록 네트워크 장비 교체 작업으로 스캐너 기반 진위확인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하고, 모바일 신분증 등 대체 수단 사용을 안내했다. 결국 신분증 스캐너 사업이 KAIT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인인증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수년간 보안 취약점이 지적되는 특정 인증 수단(신분증 스캐너)를 강제하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모바일 신분증이 합법화되면서 위변조 방지 및 접근통제가 우수한 모바일 신분증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분증 스캐너의 대안으로 안면인증 시스템을 검토 중이다. 내년 3월23일까지를 안정화 기간으로 정하고 안면인증 실패나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휴대전화 개통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인 가운데, 내달 1일부터 유통현장의 안면인증 시스템 활용을 독려할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사를 중심으로 보안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안면 인증 시 생체인증 정보 유출에 대한 이용자 우려는 향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제도의 실효성 역시 숙제로 남았다. 외국인 등록증은 이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당장 제도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안면정보 등 생체정보 수집을 둘러싼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제기하면서 정책의 법적 근거를 공개하라는 질의서를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질의서에서 “이번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이 정보주체의 명확한 동의 없이 민감한 생체정보를 수집·처리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며 “대포폰 사용자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파악되는 상황에서 내국인 개통자에게만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것은 정책 목표와 수단 사이의 정합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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