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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잠수함 성능은 문제없다… 이제는 韓·加 외교전에 달렸다

최민지 기자

1월22일 빅터 피델리(Victor Fedeli)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왼쪽에서 네번째)이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과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인 장영실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을 한국이 수주하기 위해 다음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특사단이 캐나다로 향한다.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수주한다면 이재명 정부가 표방한 '방위산업 4대 강국' 진입도 가까워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한다.

국가 대 국가 대항전이 된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승부처는 '절충교역'에 달렸다.

절충교역(Offset Trade)은 사업 수주시 기술이전 등 반대급부를 제시해야하는 조건을 말한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방산 무역에선 일반적인 교역조건이다.

관련하여 캐나다는 산업기술혜택(ITB)을 잠수함 사업의 주요 반대급부로 요구하고 있다. 원팀을 이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아무리 뛰어난 잠수함을 제안해도 캐나다 경제·산업에 기여할 이같은 정교한 절충교역 카드가 없다면 승산은 희박하다.

이에 한화는 승부수를 던졌다.

2040년까지 누적 20만명 이상 고용 창출과 캐나다 전역을 아우르는 투자 효과를 약속했다.

물론 입찰에 참여한 국가들중 잠수함 자체의 기술 성능도 한국이 앞선다는 평가다. 경쟁자인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제시한 'Type 212CD'는 설계 도면에만 존재하지만 한화오션 '장보고-Ⅲ Batch-Ⅱ' 기반 수출형 3000톤급 재래식 잠수함은 실전에서 검증됐다.

그래서 역시 문제는 20조원 규모의 절충교역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캐나다는 자동차 공장 건설 등 내수 경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제안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독일과의 동맹 구도도 우리에겐 강력한 위협이다. 캐나다는 비 유럽연합(EU) 국가 중 처음으로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하며 유럽 안보 블록과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관계 또한 독일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한국은 이미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잠수함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나라의 지정학적 요구와 외교적 이해관계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선택받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국가적 차원 외교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단순히 잠수함이라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맞춤형 절충교역 패키지를 제시해야 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을 제치고 판세를 뒤엎을 만한 설득력 있는 제안서를 우리 정부가 외교력으로 거들어야할 차례다.

한국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히 '제품'을 파는 국가가 아니라 '신뢰'를 세일즈하는 국가로 한단계 이상 발전했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담긴 의미가 중차대한 이유다.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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