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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 라이프] '코스피 5000'시대의 그늘… "나만 벼락거지?" 포모(FOMO) 우울증 주의보

강기훈 기자

AI 이미지로 생성

- 자산 양극화가 심리적 박탈감으로…"비정상적 과몰입 경계해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지수 5000포인트라는 '꿈의 숫자'를 달성한 자본시장의 이면에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도 확산되고 있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소외감을 느끼는 이른바 ‘투자 포모(FOMO) 증후군’이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이니셜로, 기회상실 공포 또는 고립공포감으로 번역된다. 마케팅 용어지만 사회병리 현상을 설명하기위한 심리학 용어로도 사용된다.

국내 증시가 워낙 단기간에 급등하다보니 미처 폭등장에 탑승하지 못한 사람들 중에 '포모'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일시적인 박탈감이 아닌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조언한다.

◆ "나만 멈춰 서 있는 기분"… 상대적 박탈감이 핵심

투자 FOMO가 유발하는 우울증의 핵심은 상대적 박탈감이다. 절대적인 빈곤보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비교 빈곤'이 정신 건강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남들 다 벌 때 나는 뭐 했나?"라는 자책이 심해지면 자존감이 급격히 무너진다.

더구나 뒤처진 수익률을 한 번에 만회하려는 조급함은 고위험 자산에 무리하게 투자하게 만들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 더욱 극단적인 우울감과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예를들면 빠르게 손실을 만회하기위해 투자 위험이 큰 '곱버스' 투자나 코인 투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이런 이유가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일상 또한 마비될 수 있다. 업무 시간에도 주가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과몰입 상태가 지속되며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는 사회적 고립을 겪게 된다는 지적이다.

◆자신만의 '자산관리계획' 세워야…"SNS에 넘쳐나는 자랑글도 무시해야"

전문가들은 시장의 숫자에 압도 당하지 않기 위해 심리적 방어벽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코스피 지수가 5000이라고 해서 모두가 수익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실제로도 반도체 섹터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몇몇 종목을 중심으로 수익이 폭발했을 뿐 지수 2000대 중반 일때와 비교해 제자리 걸음인 주가가 아직도 태반이다.

결국 타인의 수익률은 그들의 리스크 결과물임을 인정하고 '내 페이스'에 맞는 자산 관리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디지털 세계와 정보를 차단할 필요도 있다는 주문이다. 남이 SNS에 올린 수익 인증 글이나 투자 커뮤니티 접속을 과감히 끊는 '정보 격리'가 필요하다는 것.

뇌에 쏟아지는 비교 자극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도파민 수치가 정상화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주식 잔고 외에 내가 가진 건강, 가족, 전문 기술 등 '비재무적 자산'의 가치를 기록하며 자아 존중감을 회복해야 한다.

[사진=pixabay]

◆전문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질환병적 증상 땐 즉시 상담 받아야"

만약 주가 변동에 따라 감정 기복이 극심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신체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관련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자산 가격 상승기에 느끼는 소외감은 현대 심리학의 주요 과제 중 하나"라며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돈=나의 가치'라는 왜곡된 등식을 깨뜨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관리포털에 따르면, 누구나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정신의학계에서 말하는 ‘주요 우울장애’는 슬프거나 공허한 기분이 2주 이상 거의 매일, 온종일 지속될 때로 정의된다.

특히 좋아하던 일에 흥미를 잃거나 식욕 변화,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뇌의 신호전달 체계에 오류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우울증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로 나뉜다.

항우울제는 중독성 있는 약물이 아니라 위축된 뇌세포를 회복시키는 단백질(BDNF)을 활성화해 뇌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약물 효과는 보통 4~6주가 지나야 나타나기 시작하므로 인내심이 필요하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을 끊으면 재발 위험이 극도로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첫 발병 시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꾸준히 치료를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최근에는 인지행동치료(CBT)와 더불어 '솜즈(Somzz)'와 같은 디지털 치료제(앱)가 도입되며 치료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필수다.

주 3회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은 항우울제에 버금가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술은 우울증 위험을 2~4배 높이므로 반드시 멀리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감기’와 같지만 방치할 경우 자해나 자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울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무너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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