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10년 뒤 덮칠 ‘침묵의 청구서’… 고혈압 합병증, 증상 없다고 방치하면 '반신 불수' 위기

조윤정 기자

[사진 = 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됐다. 겨울철 추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이는 평소 혈압 관리가 미흡한 이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고혈압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예고 없이 터지는 시한폭탄’이다. 당장 머리가 아프거나 뒷목이 당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이들이 많으나, 고혈압의 진정한 공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장기를 서서히 파괴하는 합병증에 있다.

◆ 소리 없는 파괴, ‘무증상’에서 ‘불치’로 이어지는 10년의 함정

고혈압 합병증은 증상의 유무에 따라 2단계의 연쇄 고리를 거쳐 우리 몸을 습격한다. 1단계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 장기 손상’은 뇌의 영상검사 이상이나 심장의 좌심실 비대, 콩팥의 미세알부민뇨 및 신사구체여과율 감소 등이 나타나는 시기다. 혈관의 초기 동맥경화증이나 망막의 고혈압성 변화도 이 단계에 속한다. 이때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정상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를 방치해 5~10년이 지나고 2단계인 ‘증상을 보이는 심뇌혈관질환 및 콩팥질환’으로 진입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뇌졸중과 치매,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이 발생하며 투석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만성콩팥병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동맥확장증이나 대동맥박리증 같은 치명적인 대동맥 질환과 다리 혈관이 좁아지는 말초혈관 질환도 고혈압 방치의 산물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현대 의학으로도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을 적절히 조절할 경우 이러한 합병증 발생 위험을 5~7.5%까지 낮춰 방치했을 때보다 위험도를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결국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증상이 없는 1단계에서 혈압을 포착하고 다스리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 합병증 위험 절반으로 낮추는 ‘골든타임’ 관리법

고혈압 관리의 시작은 본인의 정확한 수치를 인지하는 것이다. 적절한 휴식 후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라면 고혈압으로 진단되며, 이후에는 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혈액 검사, 심전도, 소변 검사 등 기본 검사만으로도 무증상 합병증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흡연, 비만, 당뇨병 등 다른 위험인자를 동반한 환자라면 합병증 발생 속도가 더욱 빠르므로 더욱 정밀한 관리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처방받은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함과 동시에 생활 습관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생활 수칙 실천은 혈압약 한 가지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식단에서는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제한하고 국물 음식이나 가공식품 대신 채소·과일·통곡물·생선 중심의 대시(DASH) 식단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체질량지수(BMI) 25kg/m² 미만, 허리둘레(남성 90cm, 여성 85cm 미만)를 목표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운동의 경우, 혈관 탄력을 위해 주 3회가 아닌 주 5회 이상, 매회 30분 넘게 걷기나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여기에 금연은 필수이며, 음주는 남성 2잔, 여성 1잔 이하로 제한하거나 가급적 금주하는 절제된 습관이 필요하다.

고혈압 관리는 단순히 숫자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보험'과 같다. 오늘 실천하는 이 다섯 가지 핵심 생활 습관이 훗날 닥쳐올 침묵의 청구서를 막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