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트럼프家, 달러 스테이블 코인 직접 발행 노린다… 은행업 인가 신청

조윤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주도하는 가상자산 회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이하 WLF)’이 마침내 제도권 금융의 심장부인 연방 은행 라이선스 취득에 나섰다.

‘크립토 대통령’을 자처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 기조 속에, 대통령의 가족 기업이 직접 은행업에 진출하면서 정경유착 및 이해상충 논란이 미국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산하의 ‘월드 리버티 트러스트’는 이날 미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에 신규 은행 설립 인가(de novo application)를 신청했다.

이번 인가 신청의 목표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USD1’의 발행과 수탁(커스터디) 권한을 직접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관리를 비트고(BitGo) 등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으나 연방 신탁 은행 자격을 얻게 되면 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기관 투자자와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 주도권을 완전히 쥐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USD1은 최근 제3자 투자자가 바이낸스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등 시장 가치가 약 34억달러(약 4조7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한 상태다.

맥 맥케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법률 고문은 “자체 라이선스 확보는 제3자 의존도를 낮춰 신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고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판이 선수로 뛰나”… 거세지는 이해상충 비판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 시행 이후 예견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리플(Ripple), 서클(Circle), 팍소스(Paxos), 비트고(BitGo) 등 주요 가상자산 기업들의 은행 인가 신청을 전격 승인하며 제도권 진입의 문턱을 낮췄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역시 이러한 정책적 흐름을 타고 기관 투자자와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전문 수탁 및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탈중앙화금융(DeFi)과 전통금융(TradFi)의 결합’이라는 슬로건을 현실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 가족 기업의 은행업 진출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대통령이 규제 당국(OCC)의 수장을 임명하는 구조에서, 그 당국이 대통령 가족 기업에 인가를 내주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이해상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를 사면한 직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자체 스테이블코인인 ‘USD1’이 바이낸스 지분 거래와 연관되어 급성장했다는 점은 비판의 핵심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WLF 측은 방어막 구축에 나섰다. 월드 리버티 트러스트 회장으로 내정된 잭 위트코프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은 의결권 없는 지분만 보유하며, 경영이나 일상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OCC가 이번 인가 신청을 어떤 논리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투명성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