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③ '달리는 기기'에서 '움직이는 인프라'로…SDV·V2G·오프로드 혁신, 모빌리티 판 커진다

배태용 기자

롤랜드 부쉬 지멘스 CEO. [사진=지멘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자동차가 '달리는 기기'를 넘어 '움직이는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 CES 2026에선 소프트웨어 정의차(SDV), V2G, 오프로드 자동화가 한 무대에 올라 모빌리티를 전력·데이터·산업 현장까지 끌어올리는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CES 2026은 1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주최사 소비자기술협회(CTA)는 'Innovators Show Up'을 내걸었다.

모빌리티 기술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을 중심으로 전장·소프트웨어·전력·실외 데모까지 한 번에 묶이는 흐름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CES 2025가 '차 안에서의 경험'과 고속도로 중심 보조주행 고도화에 무게를 뒀다면 2026년 전시는 그 다음 장면에 가깝다. 무선 업데이트 일상화, 전기차 보급 확대로 지난 1년간 인프라·운영 이슈가 전면에 떠오르면서 '차량을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네트워크에 편입할 것인가'가 전시와 콘퍼런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커졌다.

◆ SDV·전장, '운영체계' 경쟁으로 재편

눈에 띄는 지점은 '차 안 기능'을 하나씩 늘리는 수준을 넘어, 차량 자체가 소프트웨어로 재정의되는 속도다. 업데이트 주기, 구독형 서비스 모델, 데이터 활용 구조, 보안 설계가 곧 차량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완성차 입장에선 '차를 잘 만드는 기술'보다 '차를 잘 굴리는 기술'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중요해지는 셈이다.

이 흐름은 웨스트홀 '모빌리티 스테이지'에서도 드러난다. CTA는 CES 2025에서 처음 선보인 모빌리티 스테이지를 2026년엔 LVCC 웨스트홀의 더 '좋은 자리'로 옮기고 20개 세션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단순 부품 전시가 아니라, SDV·전력·도시 인프라까지 한 번에 엮어 '운영 모델'을 논의하는 장을 키운 것이다.

키노트 라인업에서도 방향이 읽힌다. 건설·광산 장비업체 캐터필러의 조셉 크리드 최고경영자는 7일(현지시간) 베네시안 팔라초 볼룸에서 '전통 장비 제조사에서 하이테크 혁신가로 전환'하는 스토리를 전면에 내건다. 모빌리티가 승용차 도로 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현장 전반의 자동화·최적화로 확장되는 기술 트랜드를 소개할 방침이다.

CES 2026. [사진=CTA]

앞서 6일에는 CTA '산업 동향 연설'과 함께 지멘스 최고경영자 롤란트 부슈가 키노트 무대에 오른다. 제조·인프라 영역에서 '운영(최적화)' 관점을 쌓아온 지멘스의 메시지가 모빌리티-물류-에너지 인프라와 맞물리며 SDV 이후의 '운영 경쟁'을 어떻게 정의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 V2G·오프로드, 모빌리티가 전력망과 산업 현장으로 뻗는다

모빌리티의 확장축은 '전력'이다. 전기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에너지 자산'으로 편입되면 충전 인프라 사업자·전력회사·데이터센터·보안 업체까지 이해관계가 한 번에 얽힌다. 이때 핵심은 단순 충전이 아니라 '연계'다. V2G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하면, 차는 도로 위 제품이 아니라 전력망의 유연자원으로 재해석된다.

또 다른 확장축은 '도로 밖'이다. 승용차 자율주행이 상용화 조건과 책임 구조를 맞춰가는 동안 광산·건설·물류 등 산업 현장은 더 빠르게 자동화의 체감을 만들 수 있다. 캐터필러 키노트가 '현장형 AI'로 모빌리티 판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전장 부품사들도 '센싱+연산' 경쟁에서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라이다·레이더 같은 '눈'의 성능만이 아니라, 이를 받아 판단하는 소프트웨어·검증·안전 설계까지 한 덩어리로 요구되는 흐름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웨스트홀의 무게중심이 '부품 데모'에서 '운영 체계'로 옮겨갈수록, 전장 생태계는 더 큰 연합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CES 2026 특별취재팀 = 라스베이거스(미국) 김문기 부장·배태용·옥송이 기자·취재지원 최민지 팀장·고성현 기자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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