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홈' 두고 다른 전략…LG '로봇' 전면, 삼성 '초연결' 카드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매년 초 글로벌 테크 트렌드의 지표 역할을 하는 CES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 2026년 가전 업계의 핵심 화두 가운데 하나는 ‘AI 홈’. 국내 가전 양강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 2026에서 ‘사용자 중심 지능형 공간이라는 지향점을 공유하는 한편, 이를 구현하는 방법론에서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LG전자가 물리적 실체를 가진 로봇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삼성전자는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초연결 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31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제시하는 AI 홈의 핵심은 로봇의 실체화다. LG전자는 이번 CES 2026에서 차세대 홈 로봇 ‘LG 클로이드’를 공개하며 가전의 로봇화 비전을 구체화한다. 앞서 선보인 AI 홈 허브 Q9이 바퀴로 이동하며 모니터링을 수행하던 형태였다면, 이번 신제품은 다섯 손가락을 가진 휴머노이드 형태로 진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가전이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과 유사한 신체 구조를 통해 직접적인 물리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액추에이터’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정교한 구동 기술이 집약된 손가락을 통해 로봇이 도구를 집거나 가사 보조를 수행하는 등 실질적인 서비스 대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조직 개편에서도 드러난다. LG전자는 최근 CTO 산하의 로봇 연구 역량을 생활가전 사업본부(HS사업본부) 내 HS로보틱스 연구소로 전격 이관했다. 이는 로봇을 미래 기술 연구 단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세탁기나 냉장고와 같은 주력 가전 제품군으로 편입시켜 상용화와 수익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6에서 기존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를 벗어나 윈 호텔에 업계 최대 규모인 4628㎡(약 1400평)의 단독 전시관을 꾸린다. 로봇이라는 단일 하드웨어보다는 초연결성과 AI 가전 리더십을 강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AI 집사 로봇 볼리의 별도 전시는 이번 공식 계획에서 제외된 분위기다.
이번 CES 2026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공식 비전은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다. 삼성의 전략은 특정 기기가 허브가 되는 구조를 넘어, 집안의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AI로 이어지는 거대한 AI 리빙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하드웨어의 경계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AI가 조화를 이루는 초연결 생태계와 전 제품군이 끊김 없이 연결되는 ‘심리스 AI’ 체험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압도적인 디바이스 점유율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별도의 물리적 장치를 추가하는 부담 없이도, 이미 사용 중인 비스포크 AI 가전들이 스마트싱스를 통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게 함으로써 AI 홈의 진입장벽을 한층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최초로 제미나이가 탑재된 비스포크 AI 냉장고를 비롯해 마이크로 RGB TV, 2026년형 에어드레서, 오디세이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 등을 공개하며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AI 로봇 볼리의 행방에도 주목해왔으나, 이번 CES 삼성 공식 발표 자료에서 볼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제외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물리적인 ‘로봇 허브’를 내세우기보다 가전 생태계 전체를 AI 허브화하는 전략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볼리는 최근 국내 로봇 가전 중 최초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보안 인증을 획득하며 상용화를 위한 필수 관문을 넘은 상태다. 삼성이 이번 CES에서 로봇 대신 초연결 플랫폼과 보안을 강조하는 건 완벽한 사용자 경험과 데이터 안전이 담보된 상태에서 AI 홈을 대중화하겠다는 실리적 판단으로 읽힌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개인용 로봇 시장은 202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가전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향후 AI 홈은 개별 기기의 성능 경쟁을 넘어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지능형 시스템으로의 전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가전 업계는 비단 기기간 연결성을 확보하는 단계를 지나 연결된 기기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단계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AI 최적화와 사용자 데이터 보안이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CES 2026은 가전이 도구의 영역을 벗어나 인간의 삶에 유기적으로 스며드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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