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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5와 6개월 격차"... 독파모 'AI 어벤져스' 5개사 중간 성적은?

이건한 기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1차 성과 발표회 개회를 앞두고 주요 참석자(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하정우 대통령실 AI 수석,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회장 등)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1차 성과 발표회 개회를 앞두고 주요 참석자(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하정우 대통령실 AI 수석,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회장 등)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디지털데일리 이건한기자] "독자 AI 모델 개발은 대한민국 AI 경쟁력을 위한 기초체력을 기르는 일입니다. 체력이 부족하면 어떤 일을 해도 한계에 부딪힙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3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최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1차 성과 발표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향후 대한민국 AI의 명운을 책임질 대표 기업들의 첫 번째 대국민 발표 겸 중간 성적표를 제시하는 자리였다. 일반인을 포함한 1000여명의 관객이 홀을 꽉 채우며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보여줬다.

배경훈 부총리가 환영사를 전하는 모습.
배경훈 부총리가 환영사를 전하는 모습.
1000석 규모 오디토리움을 가득 채운 참관객들.
1000석 규모 오디토리움을 가득 채운 참관객들.
독파모 참여사 5개의 전시부스가 마련된 행사장 밖에도 시작 1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독파모 참여사 5개의 전시부스가 마련된 행사장 밖에도 시작 1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 역시 환영사에서 "이번 프로젝트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과 함께 한국을 아태지역 AI 수도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프로젝트의 1차 정예팀은 네이버클라우드, NC AI,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 5개 회사다. 이들은 이날 현장에서 각각 ▲옴니모달(네이버) ▲산업 특화(NC) ▲효율성·오픈소스(업스테이지) ▲초거대 스케일(SKT) ▲전문가 AI(LG)라는 뚜렷한 개성이 담긴 성과를 공개했다.

◆ 네이버클라우드: 보고 듣고 말하는 '옴니 모델'로 실용성 극대화

네이버클라우드는 인공지능 주권을 뜻하는 '소버린 AI' 개념을 국내 최초로 제시한 기업이다. 그만큼 실용적이고 통합적인 AI 모델을 추구한다. 발표를 맡은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기존 텍스트 중심 LLM(대형언어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며 시각, 청각 등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Omni Foundation Model)'을 네이버 컨소시엄의 핵심 무기로 내세웠다.

성 총괄은 "텍스트만 학습한 AI는 '사과'라는 글자는 알지만, 현실 속 사과의 둥근 모습이나 아삭거리는 소리는 모른다"며 "네이버는 처음부터 모든 감각을 학습한 '네이티브 옴니 모델'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OCR(광학문자인식) 같은 별도 기술을 모델에 붙이지 않아도 복잡한 차트나 고난도 수능 문제를 정확히 풀어낼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비용을 줄이고 모델 확장성도 유연하게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공개한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씽크'와 '8B 옴니' 모델은 수능 문제를 이미지로 인식해 5초 만에 풀이 과정을 도출하는 능력이 시연됐다. 또한 동급 벤치마크에서 32B급 모델은 종합 1위를 차지한 결과물이 강조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금융, 에너지, 농업 등 버티컬 AI 부문으로 AI 결합을 확장하고, 소외 계층을 먼저 찾아가는 '포용적 AI'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자료=네이버클라우드 발표자료 갈무리]
[자료=네이버클라우드 발표자료 갈무리]

◆ NC AI: 제조·국방 현장에 꽂는 '버티컬 AI'의 정수

NC AI 컨소시엄은 한국의 강점인 제조, 국방, K-콘텐츠 등 핵심 산업에 특화된 'VAETKI(벡키)' 모델을 선보였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범용 AI와 달리 산업 현장은 전문 용어와 보안, 통제권 보장 등이 중요하다"며 산업 특화(Vertical) 전략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NC AI는 포스코, 현대차 등 국내 산업계 강자들과 협력해 현장 데이터를 벡키에 학습했으며 현재까지 100B(1000억) 매개변수 규모의 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전문가 혼합(MoE)' 아키텍처를 도입해 문제 난이도에 따라 필요한 내부 소형 모델만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산학연 14개 컨소시엄, 40개 수요기업으로 이뤄진 '그랜드 컨소시엄' 특성을 살려 제조, 국방, 게임, 영상 등 28개 분야에서 즉각 활용 가능한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100B MOE부터 20B, 7B 라인업 등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단순 텍스트뿐 아니라 14종의 전략적 멀티모달 데이터를 포함해 제조 특유, 현장 특유의 복잡한 맥락도 이해한다.

이 대표는 "2026년까지 국내 제조 현장 실증을 마치고 2027년에는 소버린 AI 수출을 본격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자료=NC AI 발표자료 갈무리]
[자료=NC AI 발표자료 갈무리]

◆ 업스테이지: "세금 허투루 안 쓴다"… 효율성 끝판왕 '솔라'

이번 독파모 정예팀 내 유일한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가성비'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마이크를 잡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현재 프로젝트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GPU는 달리 말해 국민의 세금인 만큼 1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했다"며 철저한 최적화 기술을 강조했다.

실제로 업스테이지는 고도의 인프라 최적화를 통해 AI를 위한 20T(테라) 토큰 학습 기간을 120일에서 66일까지 대폭 단축했고, 래블업과 협력해 GPU 장애 복구 시간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그 결과 4개월 만에 탄생한 '솔라 오픈 100B' 모델은 특히 한국어 처리 능력과 추론 능력에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을 압도하는 성능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솔라를 이용한 AI 검색, 심층 리서치 생성, PPT 슬라이드 생성 기능 등이 고품질로 시연돼 눈길을 끌었다. 또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도 틀리는 스트로베리(Strawberry)의 r이 몇 개인가 같은 질문에도 정확히 답했다. 전반적으로 비교 대상의 외산 모델들 대비 답변의 볼륨과 정교함, 한국인에게 특화된 감성 분석 능력 등이 돋보였다. 또한 이미 일본과 태국 시장에 AI 특화 모델을 수출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업스테이지는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AI 3강'의 주역이 되겠다는 목표다.

[자료=업스테이지 발표자료 갈무리]
[자료=업스테이지 발표자료 갈무리]

◆ SK텔레콤: 5000억 매개변수의 압도적 스케일 '국대 AI'

SK텔레콤은 매개변수 규모로 승부수를 띄웠다. 정석근 SKT AI CIC장은 한국 최초의 500B(5000억) 매개변수 모델인 '에이닷엑스(A.X) K1'을 공개하며 "모델 크기는 보통 AI의 지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모델의 매개변수가 주로 인간 뇌의 사고 연결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비교되는 까닭이다.

현재 500B급 모델은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SKT는 이를 통해 복잡한 추론과 한국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정 본부장은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 '딥시크 V3'와 비교해도 사용자 지시 수행 정확도가 148% 앞섰다고 자신했다.

또한 "모델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대규모 모델을 먼저 확보하면, 이를 교사 모델로 삼아 더 작고 효율적인 파생 모델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500B급 대규모 모델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궁극적으로 SKT 컨소시엄은 "잘 만든 모델 하나가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간접자본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

SKT는 향후 1조 매개변수 모델까지 진화시켜 글로벌 톱레벨과 경쟁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최태원 SK회장 또한 영상을 통해 "우리만의 생각과 데이터를 담은 AI가 없으면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며 힘을 실었다.

[자료=SKT 발표자료 갈무리]
[자료=SKT 발표자료 갈무리]

◆ LG AI연구원: GPT-5와 격차 6개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AI'로 승부

LG AI연구원은 이번 발표회에서 자체 개발한 'K-엑사원(EXAONE) 236B' 모델이 이미 세계 최정상급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수치로 증명하며 '글로벌 AI G3' 도약 리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정규 LG AI연구원 에이전틱 AI 그룹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확산 리포트(2025년 11월)'를 인용해 "앞서 개발한 자체 모델 엑사원 4.0은 미국 GPT-5, 중국 딥시크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엑사원은 최선두 주자인 GPT-5와의 기술 격차가 6개월 수준으로 분석됐고, 딥시크 모델과는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LG AI 연구원도 '전문가 혼합(MoE)' 구조를 고도화해 학습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어텐션(Hybrid Attention)' 기술로 AI 연산량을 30%가량 절감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를 통해 고성능 모델임에도 중저가 GPU(엔비디아 A100 수준)에서 구동 가능한 경제성까지 확보, 중소기업의 AI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자신했다.

무엇보다 LG AI연구원이 내세운 강력한 차별점은 '데이터 신뢰성'과 '안전성'이다. 최 그룹장은 "학습에 쓰인 모든 데이터는 사내 변호사의 저작권과 법률 검토를 마친 '클린 데이터'만 사용했다"며, 일부 경쟁사들의 불법 데이터 학습 관행과 선을 그었다. 실제 AI 안전성 평가에서 엑사원은 인류 보편적 가치, 사회 안전 등 전 영역에서 97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전문가 AI'로서의 강점은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물질 발굴 기간을 기존 21개월에서 단 하루로 단축하는 혁신으로 이어졌다. 런던 증권거래소와 협력해 전세계 금융 기업에 시장 인사이트도 제공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향후 2027년까지 글로벌 프론티어급 성능에 도전하는 4단계 로드맵을 통해 대한민국 AI 산업의 자립을 이끌 계획이다.

[자료=LG AI 연구원 발표자료 갈무리]
[자료=LG AI 연구원 발표자료 갈무리]

한편 이번 발표회는 한국형 AI 모델이 단순히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회장의 말처럼 "불과 6개월 전까지 소버린 AI의 가능성을 의심했던 시선"을 기술력으로 불식시킨 셈이다.

이날 각사의 강점과 로드맵을 공개한 5개 팀은 내년 상반기 2차 평가를 거쳐 2027년까지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산을 위한 대장정을 이어간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AI G3'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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