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파이브가이즈' 매각이 보여준 한화 3남 김동선의 사업 공식

최규리 기자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워홈]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최근 추진한 파이브가이즈 매각 작업이 그의 사업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외식·리조트·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넓히는 듯하지만실제 흐름은 외형보다 구조를 먼저 만들고 적절한 시점에 회수하는 방식에 가깝다. 단기간에 가치 구조를 만든 뒤 시장 가격이 붙는 시점에 정리하는 방식이라는 평가다.

◆ 단기간 실적 반등과 빠른 매각…김동선 방식 '첫 검증'

파이브가이즈는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2023년 6월 서울 강남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첫해 매출 100억원, 영업손실 13억원으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올해는 7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될 정도로 성장세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은 무리한 출점 경쟁을 피하고 강남·광화문·압구정 등 핵심 상권 중심의 제한적 전략을 유지했다. 희소성과 가격 전략을 유지해 외식업 특유의 고정비 리스크를 억제하고 수익성이 조기에 드러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실적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시장에서 가격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이 도달하자 회수 전략으로 속도를 높였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7일 에이치앤큐에쿼티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7월 티저레터 배포 후 약 5개월 만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으로, F&B 매각 시장 평균 속도와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르다. 초기 투자액이 200억원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년 반 만에 투자금 대비 배 이상의 차익도 가능해졌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티저레터 배포 후 다수의 기업 및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여줬으나, 에이치앤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실사 등 본격적인 절차를 진행하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파이브가이즈가 운영 성과보다 조기 구축된 수익 구조가 곧바로 시장 가격으로 전환된 사례로 평가된다.

파이브가이즈 용산 보도사진. [ⓒ한화갤러리아]

◆ 회수→현금화→재배치…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신호

김 부사장의 최근 지분 정리 사례인 한화에너지 거래 역시 같은 방식의 연장 선상에 있다. 김 부사장은 형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함께 보유 중이던 한화에너지 지분 20%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금액은 약 1조1000억원 규모이며 이번 매각으로 김 부사장은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핵심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지배구조 조정과 IPO 사전 정지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하단이 약 5조5000억원 수준으로 설정됐다는 시장 해석도 뒤따른다.

확보된 자금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최근 인수한 급식업체 아워홈의 추가 지분 확보에 이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한화가 보유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나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유통·레저 기반을 넓히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부사장은 이미 파라스파라 리조트 인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론칭, 로봇 피자·생수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해 왔으며, 골프·리조트 기업 '휘닉스중앙' 인수 검토까지 이어지면서 독자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놓고 업계에서는 김동선 부사장의 사업 스타일을 두고 구조 설계에 가깝다고 본다. 브랜드를 장기 운영하기보다 수익 구조를 먼저 만들고,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시점에 회수하는 방식이라는 평가다.

파이브가이즈에서 확인된 선별·집중·회수의 모델이 한화에너지까지 확장되면서 김 부사장이 향후 리조트·갤러리아·F&B 분야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구조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는 브랜드가 성장한 사례라기보다 구조가 시장에서 검증된 사례"라며 "업계에서도 김동선식 접근법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첫 시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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