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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계약 해지에 LG엔솔도 타격…ESS 전략 기조 굳어져 [소부장박대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포드가 전동화 로드맵을 대폭 수정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도 타격을 입었다. 2027년부터 공급키로 했던 유럽향 차세대 전기 밴·픽업트럭 배터리 물량 계약이 취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전환 기조가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17일 오후 포드와 체결한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해지된 계약은 2024년 10월 맺은 7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으로, 금액 환산 시 약 9조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양사는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 동안 75GWh, 2026년부터 5년 동안 34GWh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포드의 차세대 전기 상용차에 탑재될 예정이었다. 총 109GWh에 달하는 계약은 당시 배터리 가격 기준 13조원으로 추산됐다.

이번 계약 해지는 포드의 전동화 전략 수정 발표가 이뤄진 후 공개됐다. 포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전기 픽업트럭 'F150-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T3'와 전기 상용 밴 개발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비전을 밝혔다. 대신 보급형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포드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지속된 전기차 사업 적자와 유럽연합(EU) 내 내연기관 퇴출 계획 철회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포드 전기차 부문은 주력인 머스탱 마하-E의 부진과 F-150 라이트닝, E-트랜짓 판매량 급감에 따라 크게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가운데 EU 집행위원회가 2035년 신차 배출 탄소량을 100% 감축하는 내연기관 차량 퇴출 계획을 수정키로 하면서 포드의 전략이 바뀐 것이다.

SK온 역시 포드의 전기차 전략 수정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SK온은 포드와 미국에서 합작한 '블루오벌SK'을 사실상 해산하기로 했고, F-150 라이트닝 단종에 따라 배터리 공급도 멈추게 됐다. 이밖에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던 중저가 EV 개발도 멈춘 상태다.

배터리 업계는 이번 포드의 전략 수정에 따라 수주를 확보해 온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양사가 이미 계약 해지·개발 중단에 따른 피해를 입은 데다 추가적인 감산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호황 당시 완성차 업체들이 사실상 시장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예상 물량을 크게 잡았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라며 "북미 전기차 시장이 여전히 침체기고 유럽 시장 내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전기차 시장 반등은 매우 어려워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포드가 해지한 75GWh 계약 당시 함께 맺은 34GWh 규모의 계약도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당 물량이 E-트랜짓 사륜구동을 비롯한 신규 모델로 추정되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업계는 당장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추가 계약 해지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의 EREV 모델과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개발을 진행 중인 덕이다.

높아진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부진 흐름을 상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영업이익 중 절반 수준이 ESS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파우치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캐나다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의 ESS용 배터리 전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포드 계약 해지에 대해 "고객사의 전동화 전략 변경으로 특정 차량모델의 개발이 중단됨에 따라 일부 물량의 공급 계약이 해지된 것"이라며 "고객사와 중장기적 협력 관계는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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