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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뒤에 있는 회사…ASML “AI 수요 10~15년 로드맵 이미 그렸다”

김문기 기자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AI 칩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넘어 차세대 고개구수(High NA) EUV로 전환을 준비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위한 기술 방향은 향후 10~15년 동안 대부분 예측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푸케 CEO는 2024년 취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그는 2007년 ASML 입사 당시 제안받은 직급보다 한 단계 낮은 직무를 자청했다. 장비의 기술적 세부를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그는 고객과의 미팅에서 칩 제조 공정과 문제 해결 방식을 직접 설명하는 경영자로 자리 잡았다.

ASML은 엔비디아(Nvidia)와 애플(Apple) 등 최첨단 AI 칩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노광 장비를 만드는 유일한 기업이다. AI 모델을 구동하는 칩 생산의 출발점에 서 있다.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최첨단 노광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0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도 높다.

AI 투자 광풍은 ASML의 실적을 밀어 올리고 있다. 외신은 ASML의 매출이 올해 약 3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순이익은 9조6000억원으로 27%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2027년 매출이 43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가총액은 약 430조원으로 유럽 최대 기업에 올랐다.

ASML의 핵심 과제는 EUV에서 하이(High) NA EUV로의 전환이다. 기존 EUV는 7나노미터(nm)에서 3nm 칩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하이 NA EUV는 2nm 이하 공정을 목표로 한다. 더 작은 회로는 더 높은 성능과 낮은 전력 소비를 의미한다. 인텔(Intel)은 2023년 첫 하이 NA 장비를 도입해 시험 생산을 진행 중이다. ASML은 2027~2028년 대량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에는 하이퍼 NA(Hyper NA)라는 차세대 기술도 연구 중이다.

AI 수요는 반도체 업계의 기존 법칙마저 흔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반도체는 2년마다 트랜지스터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무어의 법칙’을 따라왔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2년마다 16배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ASML은 해상도 개선 ▲정확도 향상 ▲생산성 증대를 축으로 기술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정학 리스크도 변수다. 중국은 지난해 ASML의 최대 시장이었지만 EUV 장비와 최첨단 DUV 장비 판매는 금지돼 있다. 중국에 공급되는 장비는 최신 High NA 대비 8세대 뒤처져 있다. 중국 정부가 자체 대안을 키울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중국의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는 ASML 대비 10~15년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ASML의 경쟁력은 장기간에 걸친 위험한 선택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 일본 기업들이 포기한 EUV 개발을 ASML은 지속했다. 인텔 ▲TSMC ▲삼성전자의 재정 지원을 받아 10년 넘게 연구를 이어간 끝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ASML의 노광 장비 시장 점유율은 40% 미만에서 90% 수준까지 확대됐다.

ASML은 약 1000개 글로벌 공급망을 사실상 묶어두고 있다. 레이저 업체 트럼프프(Trumpf) ▲광학 기업 자이스(Zeiss) 등 핵심 협력사에는 직접 투자도 단행했다. 장비를 판매한 이후에도 고객사 공정 안정화까지 2~3년간 수십 명의 엔지니어를 상주시킨다. 장비 가동률 90% 이상을 보장하는 계약과 24시간 대응 체계도 유지한다.

한편, 월가에서는 ASML을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꼽으며 2027년 매출 성장률을 29%로 상향 조정했다. 리스크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실제로 클린룸과 생산라인을 얼마나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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