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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SW vs 오픈소스 구도 재편…AI시대 ‘혼합전략’

이안나 기자

[사진=pixabay]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상용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는 오랫동안 서로 다른 진영에 놓여 있었다. 오픈소스는 개방성과 비용효율을, 상용 소프트웨어는 안정성과 책임성을 대표하는 개념처럼 받아들여졌고 두 영역은 경쟁하거나 대체하는 관계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이 같은 구도가 더 이상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공공과 산업 현장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상용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기업으로 분류돼 온 티맥스티베로는 최근 한국오픈소스협회에 가입했다. 전통적인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이 오픈소스 생태계에 공식적으로 발을 들인 셈이다. 이는 AI 확산을 계기로 상용SW와 오픈소스 관계가 어떻게 재정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한국 AI 경쟁력 도약을 위한 오픈소스 정책 정비’ 토론회에서도 언급됐다.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오픈소스와 상용 소프트웨어는 서로 대척점에 놓여 있었고,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돼 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픈AI,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 사례를 언급하며 “오늘날 기업을 오픈소스 기업이냐 상용 서비스 기업이냐로 단순히 구분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와 상용SW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바라보는 기존 인식이 AI 시대에 들어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티맥스티베로의 오픈소스협회 가입 배경 역시 이런 인식 변화와 맞닿아 있다. 티베로 측은 “DBMS 시장이 상용과 오픈소스가 공존하는 구조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기술을 조합해 사용하는 환경이 일반화됐다”며 “상용과 오픈소스가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생태계를 함께 확장하는 파트너십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맥스티베로는 스스로를 단일 상용 DBMS 기업이 아니라 상용 RDBMS와 오픈소스 DB 제품을 함께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고객 환경에서는 하나의 DBMS만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고 서로 다른 기술을 조합해 운영하는 방식이 이미 일반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개발자 생태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티맥스티베로는 최근 개발자 생태계 중심이 오픈소스 기술로 이동하면서 상용 DBMS 기업 역시 이 흐름과의 연결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객들이 단일 제품에 종속된 구조보다 상용과 오픈소스를 조합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혼합형 운영을 전제로 한 기술 전략이 현실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티맥스티베로는 오픈소스와의 협력을 고난도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영역보다는 서로 다른 DBMS가 문제없이 함께 운영될 수 있도록 공통 기반을 맞추고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확산 역시 이런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티맥스티베로는 최근 기업들의 AI 도입이 빨라지면서 기존 SQL 기반 데이터베이스 환경에서도 AI 기능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려는 요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개발 방식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용 DBMS 안정성과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AI 시대에 맞춰 개방성과 연계성을 강화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상용SW 기업 정체성을 약화시키기보다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재정의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티맥스티베로는 “상용 DBMS 기업으로서 기술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기술과 공존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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