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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는 정치 아닌 민생 이슈, 韓 DSA 필요한 이유"

채성오 기자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국형 DSA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국형 DSA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은 세계적으로 미디어 이용률이 높은 나라지만 이를 다룰 법·제도는 여전히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주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안전한 디지털 환경 조성을 위한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 입법방향 국회 토론회'에서 "미디어 관련 입법은 정치 이슈가 아니라 민생 이슈"라며 가짜뉴스와 조작 정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DSA(디지털서비스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에선 2020년 12월 발표한 '유럽 민주주의 행동 계획(EDAP)'을 토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마련한 상황이다. DSA는 2022년 11월 공식 발효된 후 2023년 8월부터 월평균 이용자 4500만명 이상의 초대형 플랫폼(VLOP·VLOSE)에 우선 적용됐다. 지난해 2월 17일부터는 전면 시행됐다.

한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한국형 DSA로 불리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 보호법'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교수는 최근 관련 법안이 소위원회 통과된 상황을 언급하며 "이제는 법이 통과됐느냐보다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가짜뉴스 문제의 본질에 대해 유 교수는 '탈진실' 개념을 설명하며 제임스 볼의 저서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해당 도서는 팩트체크조차 할 수 없는 가짜뉴스가 어떻게 사람을 유혹하는 지 밝혀낸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 교수는 "거짓말이 진실처럼 유통되는 환경보다 더 위험한 것은 개소리를 믿고 싶어 하는 대중의 마음"이라며 "사람들이 진위 여부 자체에 가치를 두지 않게 되면 사회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유튜브 환경에서 1%의 사실에 99%의 왜곡을 섞은 뉴스가 처벌 없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유 교수는 "유튜브 소통의 기본은 선정과 선동"이라며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적대 구도로 환원하는 방식이 갈등과 수익을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 레커와 왜곡된 정치 유튜버들이 구조적으로 양산되고 있으며 법적 공백이 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유튜브 뉴스 이용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이런 문제를 방치할 경우 사회적 부작용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성 언론이 같은 행위를 하면 언론중재 대상이 되지만 유튜버는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는 명백한 입법 공백"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유럽연합의 DSA를 주요 참고 사례로 들었다. 완벽하게 집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영향력 기준에 따라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고 알고리즘 투명성을 요구하는 구조 자체가 사회적 경고 효과를 낸다는 평가다.

그는 ▲정치영역 외 다양한 영역 적용 ▲딥페이크·AI 등 뉴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각종 범법행위에 선제적으로 대응 ▲구독자·평균 조회 수 등 영향력에 근거한 규제 ▲벌금·과징금·이익환수 등 규제 핵심에 '돈'을 결부함 ▲유튜버 등 SNS 플레이어들과 기성언론들 사이 발생하는 콘텐츠 교류 현상을 통제 ▲법 위반시 처벌 외 재발방지를 위한 다양한 넛지 장치(DSA 교육이수, 온라인전자발찌착용) 등을 예시로 들며 한국형 DSA도 영향력을 기준으로 책임을 묻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사이버 레커나 가짜뉴스·정치 유튜버들처럼) 법이 없어서 생겨난 괴물들이 있는데 관련 법이 없으면 또 다른 괴물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며 "사이버 레커와 정치 유튜버가 AI를 손쉽게 활용하는 시대가 오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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