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진흥 ‘속도전’… 인허가 타임아웃제·PPA 특례 논의 본격화(종합)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국회가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진흥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 AI 연산량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AIDC)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AIDC 확장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고 나선 만큼 국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한 모습이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AIDC 육성 법안 3건과 AI 인재양성 법안 2건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산업계·학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논의된 법안은 ▲‘AI데이터센터 진흥 및 기반 조성법’(정동영 의원) ▲‘AI 데이터센터 진흥 특별법’(한민수 의원) ▲‘AI 데이터센터 기반 구축 및 산업육성법’(황정아 의원) 등이다.
공청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이번 진흥법안에 AIDC 건설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및 ‘타임아웃제(시간 경과시 인허가 의제)’가 포함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AIDC 건설 규제를 완화하는 조항이 명시된 점도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AIDC 전력 공급 지원책도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통상적인 전력 거래 절차 대신 AIDC 사업자가 전력 공급자와 직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법률 상 수혜 범위가 너무 좁게 설정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타법에서 정의된 데이터센터를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은 실질적 혜택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AI 3강 필수과제 AIDC 확보…“건설인허가 간소화, 건축 규제 완화 환영”
이날 공청회에서 다뤄진 3개 법안은 공통적으로 AIDC 건설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10메가와트(MW) 이상 전력을 소모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이에 통상적으로 착공부터 완공까지 3년 이상이 소모되는데 이 기간은 AI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부족하다는 지적이 오랜 기간 이어졌다.
법안에는 전력계통 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에너지사용계획서 등 분산된 각종 절차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에는 일정 기간 내 행정기관이 인허가 여부를 통지하지 않으면 허가로 간주하는 타임아웃제도 마련됐다. 인허가 일정 절차가 지체돼 건설 일정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한 장치다.
주차장·승강장·공공미술 설치 의무 등 일부 건축 규제도 면제된다.
한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 전략연구소장은 “최대 2년 걸리는 평가 절차가 통합되면 인허가 기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AI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AIDC가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PPA 특례 필요성 강조…“정책 지원 대상 포괄적으로 설정돼야”
전문가들은 AIDC 운용 핵심은 안정적 전력 공급에 있다며 발전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거래(PPA) 특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PPA 특례는 사업자가 전력 제공자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전력 거래는 원칙적으로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전원과 인접해도 거래 절차가 길어지고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AIDC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인근 발전설비와 직접 전력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며 “특히 비수도권 공급과잉 지역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AIDC의 정의가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동영·황정아 의원안에 담긴 법 제2조의 정의 규정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AIDC를 정의하면서 ‘정보통신망법 제46조의 집적정보통신시설’과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0조제1항의 데이터센터’를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
AIDC는 AI 학습 및 추론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로 대규모 전력 수요와 고성능 GPU 기반 운영 설계 등 높은 기술 역량을 요구한다. 넓은 범주에서 기존 데이터센터 역시 AIDC를 포괄할 수 있는 만큼 정의 자체를 배타적으로 규정할 경우 지원 대상이 지나치게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기존 데이터센터와의 구분을 위한 취지로 보이지만 AIDC 정의가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규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망법 제46조에서 규정한 집적정보통신시설은 전산실 바닥면적이 500㎡ 이상인 시설을 뜻한다”며 “이러한 시설을 제외하면 AIDC가 소규모 데이터센터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지능정보화 기본법의 데이터센터 정의 역시 현실에서 대부분의 시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를 배제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AIDC 전환 지원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AIDC 확보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인 만큼 기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지원 및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예컨대 AIDC로 전환할 경우 건축물 대수선 등 규제를 완화해주는 식이다.
유남선 데이터협의체 분과장은 “이미 많은 데이터센터가 AIDC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법률상으로는 영향 평가를 면제해주는 수준인데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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