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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성수동 성공 공식 들고 '상하이'로…中 MZ 잡고 10조 IPO 갈까

최규리 기자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3D 렌더링 이미지. [ⓒ무신사]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무신사가 중국 상하이에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하며 글로벌 라인 확장에 시동을 건다. 국내 MZ세대 중심 패션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진 무신사는 이번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달 문을 여는 두 매장은 무신사의 첫 해외 오프라인 매장이기도 하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무탠다드) 제품과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큐레이션한 K패션 편집숍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추진 중인 무신사는 성수동에서 검증한 체험형 리테일 모델을 상하이라는 초대형 시장에서 다시 한번 실험하게 된다.

◆ 왜 하필 '상하이'로 점 찍었을까…'중국판 성수동' 공략

무신사가 첫 글로벌 오프라인 거점으로 상하이를 택한 배경에는 복합적 시장 요인이 자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하이는 중국 내에서 가장 트렌드 감도가 높은 도시다. 유동 인구가 풍부하고 글로벌 브랜드들이 집중된 화이하이루와 신톈디, 난징시루 등은 MZ세대 소비자의 취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 중이다.

특히 상하이는 한국인 관광객 방문이 급증한 대표적인 무비자 도시다. 중국 정부의 비자 면제 조치 시행 이후 상하를 찾는 2030세대 여행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 디즈니랜드, 신톈디, 난징시루 등 서구 감성과 로컬 스트리트가 공존하는 상권은 빠르게 젊어지고 있다. 쇼핑, 관광, SNS 콘텐츠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체험형 도시로 부각되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강화되는 추세다.

또 상하이는 중국 현지 Z세대 소비 비중이 높고 패션·라이프스타일 매장에서 큐레이션과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성수동에서 검증한 포맷을 현지화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판단이다. 로컬 소비자뿐 아니라 상하이를 방문하는 한국 MZ세대에게도 브랜드 노출과 구매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는 상하이 화이하이루 백성 쇼핑센터 내에 입점하며 약 4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조성된다. 하루 유동인구만 50만명 이상인 해당 지역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다.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는 중국판 성수동으로 불리는 안푸루에 문을 연다. 골목 중심의 편집숍과 로컬 감성 카페가 밀집한 안푸루는 상 MZ세대의 트렌드 중심지다. 무신사는 이곳에서 루에브르, 오소이, 파인드카푸어 등 20여 개 K패션 브랜드를 큐레이션 형태로 소개할 예정이다.

두 매장은 각각 다른 소비층을 겨냥해 동시 출격한다. 화이하이루는 대중적 유동 인구를 타깃으로 삼고 안푸루는 스타일 선도층을 타깃으로 삼아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 온라인 성과로 검증된 '무신사 스탠다드'…중국 소비자에 통했네

무신사가 상하이 진출 선봉장으로 내세운 무신사 스탠다드는 2017년 론칭한 자체 브랜드다. 합리적 가격과 안정된 품질,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국내 MZ세대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빠르게 기획하고 리뉴얼하는 전략을 통해 한국판 유니클로로 불릴 만큼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왔다.

중국에서도 이미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9월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에 입점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2주 만에 거래액 5억원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켰다. 방문자 수는 120만명, 그중 80% 이상이 MZ 소비층으로 나타났다. 무신사는 중국 현지 물류망을 통해 48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도 도입해 왕홍(중국 인플루언서)과 협업한 디지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무신사는 중국 최대 스포츠 브랜드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해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PB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편집숍을 통해 K패션 브랜드 전반의 진출 통로 역할까지 노리는 이중 전략으로 보인다.

[ⓒ무신사]

◆ 실적 반등과 함께 IPO 시동…해외 공략, 상장 신호탄일까

무신사는 연간 누적 매출 9730억원, 영업이익 7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7%, 20.1% 증가한 수치다. 3분기만 놓고 봐도 매출 3024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기록하며 비수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오프라인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3분기 중 무신사 스탠다드는 강동 더리버몰과 스타필드마켓 일산에 매장을 열었고 자회사 29CM는 성수에 아동·라이프스타일 전문 편집숍을 선보였다.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한 언더커버, Y-3 등 글로벌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운영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3분기까지 무신사의 패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 공략과 함께 무신사는 IPO(기업공개)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국내외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 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뒤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으로 구성된 주관사단을 최종 확정했다. 상장 시점은 빠르면 내년으로 점쳐지며 국내 코스피 상장 외에도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시장에선 무신사의 희망 기업가치를 7조~10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실적과 성장성을 감안할 때 4조~5조원 선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무신사는 2023년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약 3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무신사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국내 패션 플랫폼 1위라는 입지를 갖췄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내수에 집중돼 있는 구조와 수익성 개선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시장 기대치와 괴리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글로벌 확장 성과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하는 것은 상장 이후 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브랜드 파워와 커머스 플랫폼 운영 경험을 모두 갖춘 매력적인 기업이지만 여전히 내수 비중이 압도적이며 해외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며 "상하이 출점과 일본 시장 확대 등 글로벌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돼야 희망 밸류에 현실성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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