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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결산/플랫폼] AI 시대의 포털, 큰 그림 그리는 네카오

채성오 기자

지난해 12월3일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위기는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정권 교체 직후 내란 특검 정국이 이어지면서 2025년의 캘린더는 유례없이 촘촘했다. 정치·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산업 현장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관세 전면전, 대형 보안 사고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국 산업 지형은 이전과 전혀 다른 판으로 재배치되는 한 해를 보냈다. 계엄 사태 이후 정책 기조 전환 속에 디지털데일리는 각 분야 결산을 바탕으로 2025년 한국 산업의 흐름을 종합 정리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올해 국내 포털·플랫폼 업계의 키워드는 'AI 대중화'와 '규제 리스크 재편'으로 요약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생성형 AI 경쟁을 본격화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고 한편에선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온플법)과 망 사용료, 글로벌 빅테크를 둘러싼 통상 이슈가 겹치며 정책 환경이 요동친 한 해였다.

◆네이버·카카오, AI 대중화 선언…검색·커머스 판 다시 짠다=네이버는 올해 '검색 기업에서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바꾸겠다'며 AI 전환 드라이브를 강하게 밟았다.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에서 공개한 '에이전트 N'은 검색·쇼핑·광고·지도·페이 등 네이버 전 서비스 데이터를 통합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예약·구매·결제 등)까지 예측·실행하는 통합 에이전트로 설계됐다.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진행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공동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3사 경영진들이 질의응답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사진=네이버]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진행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공동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3사 경영진들이 질의응답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사진=네이버]


앞서 네이버는 올해 통합검색 상단을 고도화한 'AI 브리핑'과 AI 쇼핑 특화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이며 버티컬 에이전트를 순차 도입했다. 내년 봄부터 쇼핑 AI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통합 검색 'AI 탭'을 순차 도입하기 위해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검색창에서 끝나던 탐색을 실행까지 연결하는 AI 인프라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계열사 전략에서도 공격성이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올해 프롭테크 ‘아실’, 외식업 솔루션, 벤처투자 법인 등 8개사를 새로 편입하며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페이를 서비스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까지 추진하며 핀테크·디지털 자산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다만 업비트 해킹으로 불거진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보안 리스크는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카카오는 체질개선을 본격화했다. 2023년 140개를 넘겼던 계열사를 올해 10월 기준 99개까지 줄였고 연말에는 약 80개 수준까지 축소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논란이 많았던 사업을 정리하고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조정이 핵심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디지털데일리]
정신아 카카오 대표. [ⓒ 디지털데일리]


서비스 전략은 'AI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톡 재정비'다. 카카오는 자체 통합 AI 브랜드이자 별도 앱인 '카나나'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는 대화형 AI 메이트를 상반기부터 베타 테스트하고, 연내 정식 출시와 구독 모델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선물하기' 등 톡 기반 커머스에는 AI 쇼핑 메이트를 붙여 추천·상담·결제를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한 '챗GPT 포 카카오'와 자체 AI 모델 기반의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순차 도입해 AI 서비스 확산에 나섰다.

다만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둘러싼 논란으로 '신뢰 회복'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친구 탭을 격자형 피드로 개편하고 숏폼 탭을 추가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메신저의 본질을 상실했다'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등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영진에 대해 책임론이 불거지며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졌고 결국 카카오는 연내 기존 친구목록을 첫 화면에 노출하는 형태의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온플법, 한·미 통상 합의에 '급브레이크'…규제 축 어디로?=규제 환경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온플법)이 올해 내내 논쟁의 중심에 섰다. 독점규제법(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전 지정·자사우대 금지 등)과 공정화법(플랫폼–입점업체 간 거래 조건·수수료 명시, 서비스 장애 시 배상 의무 등) 투트랙으로 추진되던 온플법은 한·미 간 디지털 통상 합의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한다'는 문구가 포함되며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이번 합의로 구글·애플·메타 등 미국 빅테크를 정조준한 독점규제법은 통상 마찰 우려로 처리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대신 플랫폼–입점업체 간 계약서 의무화, 장애 발생 시 배상 책임, 수수료 강제 및 판촉비 전가 금지 등을 담은 공정화법이 상대적으로 통상 부담이 적은 대안으로 부상했다.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


올해 과방위 국감에서도 의원들은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최대 30%, 제3자 결제에도 26% 적용), 추정 매출 11조3020억원 대비 172억원에 그친 법인세 등을 지적했지만 한·미 합의로 정부가 글로벌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강하게 요구하거나 빅테크 겨냥 플랫폼 규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려워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시에 국내 기술 주권 논란의 핵심이던 지도 데이터 반출 이슈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포털·플랫폼사 입장에선 규제의 칼끝이 글로벌 빅테크에서 오히려 자국 기업으로 되돌아오는 '역차별' 우려가 커진 셈이다.

올해는 배달앱을 둘러싼 규제 논의도 플랫폼업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의 중개·결제 수수료와 광고비가 외식업 자영업자의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커지자 여당을 중심으로 한 '배달 플랫폼 규제를 위한 특별법'이 논의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특별법 초안에는 총 수수료 상한 설정, 표준계약서 도입, 배달기사에 대한 최소·최고 배달비 기준 설정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온플법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개별 업종을 콕 집어 규율하는 섹터별 규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업계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플랫폼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AI가 검색과 커머스의 이용자 경험(UX)을 바꾸면서 어디서 정보를 찾고 무엇을 어떻게 사는가라는 소비 패턴을 재구성하는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다만 규제 정책에서는 미국과의 통상 합의가 변수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받을 역차별 우려가 심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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