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보고서] SK온, 지리차 JV 검토 본격화…中 비중 줄이는 현대차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SK온 헝가리 코마롬 2공장 [ⓒSK온]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중국 법인 매각에 나선 SK온이 신규 폼팩터에 대한 고객 확보, 비주력 자산 활용 수준을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 저장지리그룹 산하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JV) 설립을 검토하고 나서면서죠. 그 사이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에 중국 업체 비중을 늘린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SK온은 지리차와 JV 설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초 배터리 공급에 국한됐던 협력 범위가 합작법인 설립으로 확대된 겁니다.
특히 신규 공장 투자 대신 헝가리 코마롬 공장을 합작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설비투자(CAPEX) 집행을 최소화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확장하겠다는 전략이죠. 각형 LFP 배터리 생산이 유력한 가운데, 중국 비야디(BYD)가 양산 중인 블레이드(Blade) 타입 적용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지리차는 1986년 설립된 저장지리그룹 산하 완성차 기업입니다. 엠그랜드, 지커(Zeekr) 등 자체 브랜드 외에도 볼보, 로터스, 폴스타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각형 배터리 공급을 논의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발 관세 등 대외 변수로 논의가 일시 중단됐습니다. 이후 SK온이 올해 3분기 지리차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면서 협상이 재개됐죠.
양사는 JV 설립 시 SK온 헝가리 코마롬 공장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신규 공장 투자를 생략하고 기존 공장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생산지는 코마롬 1공장과 2공장입니다. 각각 2020년과 2022년 상업 가동을 시작했으며, 연산은 각각 7.5기가와트시(GWh), 10GWh죠. 포드 등 유럽 OEM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했으나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률이 하락했습니다.
공장 활용이 거론되는 이유는 투자 규모와 생산 시점 때문입니다. 배터리 공장에는 수조원 이상 투자가 필요하고 건설 기간도 최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반면 기존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하면 일부 설비만 개조·변경·반입해 단기간에 생산이 가능합니다.
SK온 입장에서도 이점이 크죠. 유휴 설비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고 지리차 지분 투자를 통한 현금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JV 지분은 5:5 또는 51:49로 구성되며, 공장 자산가치에 따라 수백억~수천억원의 현금 유입이 가능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유럽 현지 가동 경험이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지리차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라며 “유럽 내 탄소발자국 규제로 현지 생산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 대비 효과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합작이 성사되면 코마롬 공장에서는 각형 LFP 배터리 생산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SK온은 서산 마더팩토리 등에서 각형 LFP 개발을 진행해왔지만 아직 납품 이력이 없다. 이번 JV가 체결되면 첫 양산 납품 사례가 되는 셈이죠.
일각에서는 일반 각형이 아닌 블레이드 타입의 롱 셀(Long Cell) 각형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블레이드 타입은 BYD가 채택한 구조로, 전통 각형보다 얇고 가로 길이가 긴 형태다. 파우치 특화 공정을 일부 활용할 수 있어 전환이 용이하다는 분석입니다.
SK온은 각형라이크(Prismatic-Like)로 불리는 파우치형 배터리도 개발 중입니다. 이는 파우치셀을 사각 캔에 넣어 밀봉한 형태입니다. 각형의 구조적 안정성과 파우치 공정 활용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각형 배터리는 열전이 차단이 용이해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자동차]
한편 현대차그룹은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로부터 받는 LFP 배터리를 각형 고전압 미드니켈 삼원계(NCM·NCA) 배터리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보급형 전기차용인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에 대한 가격 검토를 문의했습니다. 이는 견적 요청(RFQ)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는 사전 단계로 실제 납품 검토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니켈 60% 함량 수준 보급형 배터리의 전압을 높여 에너지밀도를 개선한 배터리입니다. 통상 4.1~4.2V 수준 전압을 4.4V로 높여 에너지밀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니켈 함량이 80~90%에 이르는 하이니켈 대비 저렴하면서도 전압 상승에 따른 에너지밀도가 높아 보급형·메인형 전기차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대차가 3사 대상으로 고전압 미드니켈에 대한 가격 문의에 나선 것은 정부 측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가 '2035 이차전지 산업기술 로드맵'을 수립키로 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배터리 국산화 비중 확대를 염두에 둬왔고, 이에 따라 현대차 내 일부 보급형 전기차를 중국산이 아닌 국내산으로 전환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가격 문의에 나서며 실제 전환이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는 단계로 풀이됩니다
현대차가 국내산 배터리로 전환하려는 전기차 모델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대차는 현재 CATL로부터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를, 기아가 니로 EV·레이EV·EV5·PV5 배터리를 수급받고 있죠. 이밖에도 CALB과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비야디(BYD)로부터는 중국 전략 모델인 일렉시오의 배터리를 수급받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는 이번 문의가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3사의 고전압 미드니켈 판도가 넓혀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직 고전압 미드니켈이 본격적인 양산·공급 이력이 없는 만큼, 현대차에 채택된다면 다른 전기차 업체로도 공급선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죠.
이 배터리가 각형 폼팩터로 검토되는 점도 의의가 있습니다. 과거 삼원계 각형은 파우치 대비 낮은 에너지밀도와 차량 플랫폼 유연성 저하, 원통형 대비 비싼 가격 등으로 프리미엄 등 일부 전기차 라인업에 한정해 채택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화재 안전성과 신뢰성 요구가 높아지면서 내부 가스 배출, 열전이 방지 설계(NP)에 유리한 각형 배터리가 시장의 주력 폼팩터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과제는 가격입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가격은 통상 미드니켈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이니켈 대비 저렴하지만 리튬인산철(LFP)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높은 에너지밀도가 전기차 시장 내 매력도가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당장 채택하기는 여러 난관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군다나 국내 3사가 아직 고전압 미드니켈 라인을 대량양산 수준으로 구축하지 않은 상태라 초기 생산에 따른 비용도 높아질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가 28일(현지시간)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준공을 지원해 준 이스트반 요(István Joó) 헝가리투자청(HIPA)장, 라슬로 파프(László Papp) 헝가리 데브레첸 시장 등 헝가리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이번주에는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의 양산 소식도 나왔습니다. 에코프로가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 생산에 돌입하기로 하면서죠. 국내 양극재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한 사례로 강화되는 EU 공급망 규제에 대응하면서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에코프로는 현지시간 28일 데브레첸에서 준공식을 열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행사에는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를 비롯해 이스트반 요 헝가리투자청장, GEM 왕민 부회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습니다.
데브레첸 공장은 총 44만㎡ 부지에 조성됐으며, 양극재 생산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 수산화리튬 가공을 맡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공업용 산소·질소를 공급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 주요 계열사가 한곳에 집적됐습니다.
이번 준공으로 데브레첸 공장은 연 5만4000톤의 양극재 생산 능력(전기차 약 60만대 분량), 연 8000톤의 수산화리튬 가공 능력, 시간당 1만6000㎥의 산소 생산 설비를 갖추며 '원재료–양극재–부자재'까지 연결되는 완결형 생산 체계를 확보했습니다.
내년부터는 NCA·NCM 등 하이니켈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이후 고객 요구에 맞춰 미드니켈·LFP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합니다. 에코프로는 향후 증설을 통해 데브레첸 공장의 총 생산능력을 연 10만8000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EU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과 영국-유럽 무역협정(TCA) 발효가 맞물리며 역내 소재 생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에코프로는 한국 양극재 업체 중 가장 먼저 유럽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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