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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품귀] ① 'D램 재고 2.7주' 왜 모자라나…AI 서버가 다시 쓴 수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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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

AI가 무너뜨린 '예측 가능성'...HBM 쏠림 가속 [소부장반차장]

범용 구조적 축소 수순…"단기 사이클 아니다"

삼성전자 HBM3E, HBM4 실물. / [사진 = 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글로벌 D램 재고가 2.7주까지 떨어지며 '만들자마자 팔리는' 시장이 현실화됐다. 가격까지 두 자릿수로 튀어 오르면서 단순한 재고 조정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수요 지형을 다시 쓰는 초기 국면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재고 2.7주, AI가 바꾼 메모리 수요 공식

2일 업계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D램 평균 재고는 4분기 초 기준 2.7주까지 내려왔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2주 안팎, 삼성전자는 약 4주 수준이다. 정상 재고(6~8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격은 이미 급등했다.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수 기준 10월 D램 가격은 전달보다 28.1%, 낸드는 41.2% 올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부 고객사 대상 계약 가격을 최대 30% 인상한 것으로 파악한다.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다른 핵심 이유는 수요의 중심축이 완전히 이동했다는 점이다. 과거 메모리 시장의 메인은 스마트폰·PC였다. 분기별 출하량·교체 주기가 예측 가능했기 때문에 생산·재고 전략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지금은 AI 데이터센터가 시장을 흔들고 있다. 초거대 언어모델(LLM) 학습 한 번에 필요한 GPU 서버 수만 대, 그리고 서버당 장착되는 HBM·DDR5 용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특정 고객의 프로젝트 하나가 과거 몇 분기치 스마트폰 수요를 단숨에 대체하는 구조가 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D램 3사 평균 재고는 3주 미만으로 3분기 초 대비 30% 이상 감소하며 적정 재고를 하회하고 있다"며 "현재 재고 수준은 직전 상승 사이클(2017~2018년)보다 낮아 D램 가격 상승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AI 서버는 발주 단위가 일반 IT 기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수요가 계단식으로 튀는 구조여서 공급자 입장에서는 재고를 쌓을 시간이 아예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결국 재고 2.7주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메모리 산업의 수요 기준점이 바뀐 결과라는 게 업계의 일관된 평가다.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 배태용 기자]

◆ HBM 늘면 범용은 줄어든다…삼성·SK·마이크론 '투자 확대'

수요 구조가 AI 중심으로 바뀌면서 공급자 측에서도 삼성·SK·마이크론 모두 투자 전략을 다시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는 평택 P라인 재편과 미세공정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며 AI 메모리 대응 축을 다지고 있다. 평택 P4 라인은 HBM3E·HBM4 대응을 위한 공정 최적화와 함께 1b·1c 공정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되고 있다. 기존 범용 D램 중심이던 라인을 HBM·고부가 DDR5 생산에 유리한 구조로 재설계해 수익성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거점인 P5는 HBM4·HBM4E, 고단 DDR5, 2나노(㎚)급 파운드리와 패키징까지 한데 묶는 'AI 통합 팹' 콘셉트로 논의되고 있다. TSV(실리콘 관통전극)·하이브리드 본딩 최적화 등 수율 이슈를 정리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패키징을 한 캠퍼스 안에서 연동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HBM 전용 체제'에 가까운 구조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청주 M15X는 HBM4·HBM4E 중심의 전용 생산라인으로 재정의되는 방향이 유력, 기존 범용 D램 라인 대비 TSV·본딩·테스트 공정 비중을 크게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용인 클러스터는 2027년 전후 본격 가동을 목표로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언급한 500조원 규모 중장기 투자 계획에서도 HBM과 차세대 D램·낸드,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북미 데이터센터 고객을 겨냥해 HBM3E와 고용량 DDR5 투자를 확대하는 기조다. 미국·일본·대만에 걸친 1β·1γ 공정 전환과 함께, 일부 라인은 향후 HBM4 대응까지 염두에 둔 구조로 설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보수적인 설비투자(CAPEX)로 평가받았지만 AI 서버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최소한 HBM·DDR5 중심의 증설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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