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홍콩 행정장관보다 빠른 애도"…대형 화재 참사 ‘위기 극복’한 ‘2025 마마어워즈’

조은별 기자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이번 사고로 소중한 삶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표한다. 음악이 주는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고, 무대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건네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야 할 힘을 전해드리고 싶다.”(박보검)

대형 화재 참사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가 ‘서포트 포 홍콩’이라는 메시지로 전환하며 추모 분위기로 공연을 강행해 현지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28~29일 홍콩 카이탁(啓德)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마 어워즈’는 화려한 특수효과,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 의상, 레드카펫 등을 모두 걷어내고 검은색 의상과 묵념, 진중한 멘트로 참사에 대한 애도를 강조했다.

앞서 ‘마마어워즈’ 개최 이틀 전인 26일, 홍콩 내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현지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국내에서 일어난 대형 참사라면 행사를 취소했겠지만 이번 ‘마마어워즈’는 홍콩 관광청의 대대적인 투자 지원을 받은 행사다. 행사를 취소할 경우 이 행사를 위해 스케줄을 조율한 가수들이 난감해지는 것은 물론 홍콩 현지의 경제적 타격도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약 5만 여 관객이 들어설 수 있는 이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홍콩은 물론 중화권 곳곳에서 관객들이 홍콩에 입국한 만큼 행사를 취소할 경우 경제적 피해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지드래곤 [사진=CJ ENM]

때문에 주최 측인 CJ ENM은 출연진에게 의상을 어두운 계통으로 통일하고 ‘불’을 의미하는 가사를 개사하고 관객 호응 유도 자제를 요청했다.

넷플릭스와 협업한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사자보이즈’ 무대도 저승사자 콘셉트가 참사 상황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취소했다.

갑작스러운 콘셉트 변경에 현지는 물론 국내 가요계도 쑥대밭이 됐다. 특히 밝은 톤 의상을 준비했던 가수들은 48시간 안에 의상을 변경해야 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쟁’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친 덕분인지 현지 SNS에서는 “마마 덕분에 우울함 감정을 치유받았다”는 글이 이어졌다.

한 홍콩시민은 “공연장으로 가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지만 공연을 통해 잠시나마 우울한 감정을 내려놓고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며 “짧은 시간 안에 무대 연출을 조정하고, 현재의 사회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변화를 준 제작진의 노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희 홍콩 시민들은 스태프 여러분의 헌신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스태프분과 마마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케이팝 아이돌들이 노래로 우리를 치유해줬다”고 적었다.

한국에 산다는 한 홍콩인은 “홍콩에서 열린 마마와 한국 대응이 홍콩사람들한테 칭찬 받았다. 행사 시작 전 묵념은 홍콩 행정장관보다 빨리 진행됐다”며 “진심으로 고맙다”고 칭찬했다.

둘째날에는 불참이 예정됐던 중화권 스타 저우룬파가 시상자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급박하게 공연이 수정된만큼 공연 내내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올데이 프로젝트 무대에서는 드론이 추락했고 전반적으로 음향이 들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올해의 가수로 선정된 지드래곤 역시 자신의 무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SNS에 이모지로 불만을 표출했다.

한편 이번 마마어워즈의 ‘올해의 노래’는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가 수상했으며, ‘올해의 앨범’의 영예는 스트레이 키즈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가수’는 지드래곤이 선정됐고 ‘올해의 팬스 초이스’는 엔하이픈이 수상했다.

이 외에도 올해의 신인상은 코르티스와 하츠투하츠가, 남녀그룹상은 세븐틴과 에스파에게 돌아갔다. 남녀가수상은 지드래곤과 로제가 수상했고 ‘뮤직 비저너리 오브 더 이어’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트로피에 이름을 새겼다.

조은별 기자
mulga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