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 TF '메모리 본대' 편입 이유는?…HBM4·커스텀 승부수 [소부장반차장]
HBM개발팀 재편 D램개발실 설계조직으로 흡수
추격전에서 HBM4·커스텀까지…베이스다이·공정 결합
평택 P5 'AI 메가 팹' 구상 맞물려…메모리·파운드리 연결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전담 조직을 다시 메모리사업부 안으로 집어넣었다. 지난해 ‘구원투수’ 성격으로 신설했던 HBM개발팀 간판을 내리고, 인력을 D램개발실 산하 설계조직으로 재편한 것이다. HBM 추격 국면에서 단기 화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는 지나갔고, 앞으로는 D램 공정·베이스다이·커스텀 HBM을 한 몸처럼 움직이는 쪽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DS부문 조직 개편 내용을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DS부문 내 TF(태스크포스)처럼 운영되던 HBM개발팀을 없애고 관련 인력을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산하 설계팀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기존 HBM개발팀을 이끌던 손영수 부사장은 새 설계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설계팀은 앞으로도 HBM4·HBM4E 등 차세대 HBM 개발을 계속 담당한다.
◆ '구원투수'였던 HBM TF, 메모리 본류로 복귀
HBM개발팀은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복귀한 직후인 지난해 7월 신설됐다. HBM3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상황에서 뒤늦게 출발한 HBM3·HBM3E를 끌어올리기 위한 비상 조직이었다. 당시 삼성 메모리 조직은 HBM 전담 체계가 느슨했고 고객사 대응도 분산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1년여 동안 HBM개발팀은 제품 구조 재점검, 고객 맞춤 설계, 수율 안정화 작업을 전담했다. AMD·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을 상대로 HBM3E 인증을 추진하고 엔비디아향 HBM3E 양산 준비도 이 팀이 중심이 돼 진행해왔다. AI 주문형 반도체(ASIC) 진영에서 요구하는 베이스다이 고도화 과제도 HBM개발팀의 몫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AMD, 브로드컴과 HBM3E 공급 협의를 진행하며 '공급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업계에선 내년 중 엔비디아향 HBM3E 물량도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30%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개편은 이런 '추격전 초입' 단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전담 TF로 불을 끄는 단계에서 이제는 메모리사업부 안으로 HBM을 완전히 흡수해 장기적인 제품·공정 로드맵에 녹여 넣겠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HBM개발팀이 일종의 '스페셜 포스'였다면 이제는 메모리 본대 안으로 들어가 상설 조직으로 바뀌는 과정"이라며 "그만큼 HBM을 메모리의 한 제품군이 아니라 D램 사업의 중심축으로 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베이스다이·커스텀 HBM·P5까지…'메모리+파운드리' 잇는 설계 허브로
눈에 띄는 대목은 새 조직명이 '설계팀'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HBM 제품 한 종류를 보는 조직이 아니라 D램 코어·베이스다이·패키지 구조를 아우르는 설계 허브 역할을 맡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HBM은 기본적으로 D램 칩을 여러 층 쌓아 TSV(실리콘 관통 전극)로 연결하는 구조다. 여기에 GPU나 AI 가속기와 직접 맞닿는 베이스다이가 들어가고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본딩·고대역폭 인터페이스 등 파운드리·패키지 기술과도 얽혀 있다. 결국 베이스다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HBM 성능·전력·지연시간이 크게 갈린다.
삼성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HBM개발팀이 따로 있을 때도 결국 공정·소자·패키지·파운드리와 매일처럼 회의를 해야 했다"라며 "이럴 바엔 아예 D램개발실 안으로 들어가 공정·설계·베이스다이를 한 번에 잡는 구조가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커스텀 HBM 수요가 폭발하는 것도 이번 개편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AI 시장에서는 엔비디아·AMD뿐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자, AI 스타트업, ASIC 업체까지 각자 연산 구조에 맞춘 HBM을 요구한다. 메모리 용량, 버스 폭, 베이스다이 기능, 패키징 방식까지 고객마다 요구 조건이 다르다. 이런 요구에 대응하려면, HBM을 단일 제품이 아니라 D램·베이스다이·컨트롤러·패키징까지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평택 P5를 중심으로 'AI 메가 팹'을 설계하고 있는 점도 이번 조직 개편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평택 P5에는 HBM4E·HBM5 대응 메모리 라인과 함께 3나노·2나노 파운드리, 하이브리드 본딩 패키징 등 AI용 로직·패키지가 한데 모이는 구상이 논의되고 있다. 이 경우 HBM 설계조직은 단순 메모리 제품을 넘어 파운드리·패키징 조직과 함께 '풀스택 AI 메모리 플랫폼'을 만드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4 이후 세대부터는 TSV 미세화, 로직다이 기능, 하이브리드 본딩 구조 등 파운드리 영역 비중이 훨씬 커진다"라며 "이번에 설계팀으로 묶은 건 메모리·파운드리 경계를 다리놓는 역할을 맡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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