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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삼성' 2나노 수율 안정에 달아나는 TSMC…캐파 확대 '샅바 싸움' [소부장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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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

AI 칩 수요 폭증에 TSMC, 대만에 2나노 팹 3곳 추가…총 10개 체제 밑그림

삼성 2나노 수율 55~60% 수준 진입…테슬라·엑시노스 물량으로 반격 시동

TSMC. / [사진 = 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2나노(㎚) 공장을 7곳에서 10곳으로 늘리는 초대형 증설 계획을 꺼냈다. 인공지능(AI) 칩 수요 폭증으로 기존 2나노·3나노 라인이 사실상 완판,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이 안정화되며 추격하자 한 발 더 달아나기 위함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등 정부와의 회의에서 2나노 공장을 기존 7곳에서 10곳으로 늘리는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과학단지(타이난) 인근에 3개 팹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투자 규모는 약 9000억 대만달러(약 4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번 분기 중 소량 양산에 들어간 2나노 공정을 2030년대 초반까지 AI용 최첨단 라인의 '메인 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 TSMC, 2나노 '국내 10개 팹' 구상…AI 수요·대만 민심 두 마리 토끼

TSMC는 이미 2나노 공장을 7곳까지 확충하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 3개를 추가해 10개 체제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웨이저자 회장은 최근 "2나노 수요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고객사 요구에 맞추기 위해 생산시설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배경에는 AI 서버용 GPU·CPU 수요가 있다. TSMC는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를 400억~420억달러로 제시하며 이 가운데 약 70%를 2나노·3나노 등 첨단 공정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특수가공과 첨단 패키징에 배분된다. AI용 고성능컴퓨팅(HPC) 칩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칩이 사실상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번 2나노 증설에는 대만 내 '산업 공동화' 우려를 잠재우려는 정치적 고려도 깔려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일본 구마모토, 독일 드레스덴 등에서 약 1650억달러(약 242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진행 중인데 대만 내에서는 첨단 공정이 해외로 빠져나가 자국 산업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대만 남부에 2나노 공장을 세 곳 더 짓겠다는 계획은 AI 수요 대응과 동시에 최첨단 생산 거점은 여전히 대만에 둔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TSMC는 여유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TSMC의 3나노 계열(N3) 생산능력은 2027년까지 주요 고객사 물량으로 사실상 꽉 찬 상태다. 2나노 역시 애플이 초기 물량의 절반 이상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고 나머지를 두고 엔비디아·퀄컴·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다. 이런 상황에서 TSMC는 2나노 웨이퍼 가격을 3나노 대비 최소 50% 이상 높게 책정하고 향후 3~4년간 첨단 공정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가격과 공급이다. TSMC는 미국·일본 공장의 높은 인건비·설비비로 인해 총이익률이 떨어지자 첨단 공정 단가 인상과 우량 고객 선별 전략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팹리스는 'TSMC에만 의존하기 어렵다'며 다른 파운드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를 '2순위 생산거점'으로 검토하려는 움직임의 배경이다.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 삼성, 2나노 수율 55~60% ↑…테슬라·엑시노스 시험대

삼성전자는 그동안 첨단 파운드리에서 '수율 부진'이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혀왔다. 14나노 시절 애플 A9 수주 이후 이렇다 할 대형 모바일 AP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고 3나노 초기가격에서도 수율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삼성의 2나노 공정 수율은 최근 55~60% 수준까지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전히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70% 이상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최소한 초기 양산을 논의할 수 있는 수준에는 들어섰다는 의미다.

수율 개선의 시험대는 '테슬라'와 '엑시노스'다. 테슬라는 이미 삼성과 165억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AI5·AI6 등 차세대 자율주행·AI 칩 생산을 의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AI5는 기존 4나노급, AI6는 2나노 공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미국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라인에서 2나노 기반 AI6 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도 2나노 공정으로 설계해 내년 '갤럭시 S26'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부 빅테크 물량뿐 아니라 자사 주력 AP까지 2나노로 전환해 공정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비트코인 채굴용 칩 업체, 국내외 AI 스타트업 등 일부 신규 고객사들도 2나노 테스트 생산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TSMC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AI·HPC 대형 고객 대부분은 2나노 초기 물량을 TSMC에 맡긴 상황이고 엔비디아·구글·아마존·메타 등 이른바 'AI 빅4'와의 관계도 TSMC 쪽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TSMC의 2나노·3나노 라인이 장기간 풀가동 상태에 들어간 만큼 추가 물량을 어디에서 받느냐는 질문이 현실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점에서 삼성의 2나노 수율 개선과 가격 경쟁력이 변수로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TSMC가 2나노 공장을 10곳까지 늘리려는 건 시장을 더 넓게 먹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 수요를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삼성이 수율과 설계 지원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일부 고객은 보수적으로라도 물량을 나눠 담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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