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네트워크 통·장] 韓 통신투자 ‘보릿고개’ 속… 이노와이어리스, 차량 반도체로 활로 모색

오병훈 기자

네트워크 통·장은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의 근황 및 비전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통장 잔고처럼 네트워크업계 통신장비(통·장) 업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사진=이노와이어리스 로고]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국내 통신 인프라 투자가 장기간 침체를 이어가면서 이노와이어리스가 스몰셀(소형기지국)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등 부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사업인 무선망 최적화와 통신망 품질 측정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지난해 인수한 차량용 반도체 유통기업 명성라이픽스가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며 실적 방어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최근 내년도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 계획을 밝힌 만큼 2026년 하반기엔 글로벌 통신망 사업에서도 반등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노와이어리스의 구상이다.

최근 공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노와이어리스의 2025년 3분기 연결 매출은 약 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손실 역시 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통신 3사의 인프라 투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주요 고객사향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통신3사 CAPEX 감소가 ‘직격탄’… 시험장비·빅데이터 사업 모두 부진

저조한 실적의 가장 큰 이유는 핵심 사업인 이동통신 시험·측정 장비 부문 부진이다. 특히 주력인 통신망 최적화 분야의 3분기 매출은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빅데이터 수집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 25억원 매출에 그치며 전년 대비 79% 급감했다.

이 같은 부진의 배경에는 통신 3사의 인프라 투자 축소가 자리한다. 2025년 3분기 기준 SK텔레콤의 설비투자(CAPEX)는 4570억원, KT는 4837억원, LG유플러스는 4381억원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2% 감소했고 KT만 6% 증가하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증감률에서 소폭 등락은 있었지만 통신 3사는 최근 몇 년간 CAPEX를 전반적으로 줄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5G 상용화 이후 추가 기지국 확장이나 신규 설치가 둔화되면서 관련 투자가 자연스럽게 감소한 영향이다. 주요 고객사인 통신 3사의 투자 축소가 이어지자 이노와이어리스의 핵심 매출원인 통신망 최적화와 빅데이터 수집 사업 역시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반면 스몰셀 사업과 오토모티브 사업은 실적 방어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스몰셀 사업 매출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고 오토모티브 사업 매출도 186억원을 기록하며 18%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약진이다. 3분기 오토모티브 매출은 186억원으로 핵심 사업인 이동통신 시험장비 매출(127억원)을 앞질렀다. 이 성과는 지난해 1월 인수한 명성라이픽스의 기여가 본격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명성라이픽스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거나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공급하는 유통 전문 기업으로 고객 맞춤형 칩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기술 역량도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 LG전자 등이 주요 고객사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V2X, 차량용 CPU·통신칩 등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한국 등에서 차량 통신 표준이 확립되며 관련 시장이 확대되자 이노와이어리스 역시 오토모티브 사업 확대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차량반도체로 버티고 글로벌 시장 확대 집중

핵심 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오토모티브가 실적을 지탱하는 가운데,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등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무선망 최적화 사업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통신 인프라 투자의 흐름과 연동되기 때문이다. 신규 주파수 경매가 시작되면 인프라 투자와 네트워크 구축이 확대되고 이에 맞춰 품질 측정·분석·검증 서비스 수주 기회도 살아나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미국 FCC는 3.98~4.2㎓ 대역(100~180㎒폭)을 이동통신용으로 경매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할당 마감은 2027년 7월이지만 실질적인 경매 절차는 내년 상반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노와이어리스 입장에서는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 측정과 무선망 최적화 서비스가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빅데이터 기반 품질 검증과 AI 솔루션 사업도 회복 여력이 생긴다. 스몰셀 역시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 수요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일본 시장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은 5G 전국망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CAPEX 자체는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5G특화망(이음5G) 격인 제조업 특화망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제조업 DX·AI 도입이 확산되면서 5G 기반 특화망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5G특화망 시장은 2023년 63억엔(약 630억원)에서 2030년 558억엔(약 5243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노와이어리스는 일본법인 아큐버(Accuver)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며 현지 시장 대응 속도를 높였다.

이노와이어리스 관계자는 “미국 주파수 경매, 일본 네트워크 인프라 수요 등 글로벌 시장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확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