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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한쿡] 국대 선발전 밀리고 실적은 희비 교차... "누가 웃을까"

이건한 기자

매주 월요일 아침, 지난 한 주간 쏟아진 한국 인공지능(AI) 소식을 핵심과 시사점만 깔끔하게 요리(Cook)해드립니다. <편집자주>

인공지능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지난주 한국 AI 업계는 '숨 고르기'와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 한 주였습니다. 우선 한국형 소버린 AI(주권 인공지능) 구축을 위한 정부의 국가대표 선발전(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은 GPU 인프라 최적화 문제로 잠시 숨을 고르게 됐습니다. 또한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돈을 버는 AI 기업과 투자가 더 필요한 기업 간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이밖에 의료·물류·핀테크 등 각각의 특화 산업 영역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기업들의 소식까지 지난주 핵심 이슈를 정리해 드립니다.

◆ 주요 소식

① '국대 AI' 첫 탈락팀 결정 내년 1월로 연기... 문제는 GPU 최적화

(11월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의 1차 단계평가 일정을 당초 올해 12월 말에서 내년 1월 1일~15일로 연기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 5개 정예팀이 글로벌 빅테크 모델 대비 95% 성능을 갖춘 한국형 AI를 개발하는 사업이며 1차 평가에서 하위 1개 팀이 탈락합니다. 이 가운데 평가 일정이 지연된 핵심 이유는 'GPU 최적화 지연'입니다.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가 공급한 대규모 GPU 팜이 구축 초기 '트러블 슈팅(문제 해결)' 과정을 겪으며 초기 개발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정예팀 관계자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초기에 겪는 통상적인 진통"이라며 현재는 정상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사점: 이번 일정 연기는 AI 인프라 경쟁력이 단순히 GPU 구매에 그치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수천장의 최신 GPU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작동시키는 클러스터링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은 GPU 구매 역량과는 별개의 역량이었던 것입니다. 특히 이번 평가는 5개 팀 중 한 곳이 반드시 짐을 싸야 하는 서바이벌 방식입니다. 평가 연기는 예기치 못한 인프라 최적화 이슈에 대해 정부가 물리적인 개발 시간을 보장함으로써 추후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조금 늦어졌지만 앞으로 60일 이내에 챗GPT와 제미나이의 턱밑까지 추격해야 생존할 수 있는 'K-AI'의 진짜 실력이 대국민 콘텐스트를 거쳐 확인될 전망입니다.

② AI 기업 3분기 실적 희비교차... '돈 버는' 의료 AI vs '투자 구간' 플랫폼사

(11월 18일) 국내 주요 AI 기업들의 2025년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된 주간입니다. 의료 AI 분야의 뷰노는 분기 기준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루닛은 매출의 92%를 해외에서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습니다. 언어 데이터 기업 플리토 역시 역대 최대 매출과 흑자를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LLM 구축 사업 호조로 매출이 351%나 폭증했습니다. 반면 솔트룩스는 매출이 37%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AI 투자와 해외 공략에 힘썼던 이스트소프트는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 폭이 커지는 등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시사점: 2025년 하반기 국내 AI 시장은 '기대감'의 영역에서 '증명'의 영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실적이 갈린 결정적 키워드는 '버티컬(Vertical)'과 '글로벌'입니다. 의료(뷰노, 루닛)나 언어 데이터(플리토)처럼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매출 파이프라인을 뚫은 기업들은 본격적인 '수익 수확기'에 진입했습니다. 반면 범용 AI 플랫폼이나 B2C 서비스를 지향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막대한 R&D와 마케팅 비용에 따른 보릿고개를 넘는 중입니다. 그러나 적자 기업들은 이제 남은 여유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AI를 이제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제 숫자로 입증되는 이익률(ROI)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 AI 기업들의 생존도 기술력 과시를 넘어 비즈니스 모델의 실제 수익성 입증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시사합니다.

③ 30년 만에 돌아온 듀스 김성재, AI로 신곡 발표

(11월 20일) 1995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힙합 듀오 듀스의 멤버 故 김성재가 AI 기술로 되살아납니다. 듀스의 멤버 이현도가 이끄는 와이드컴퍼니는 오는 27일 듀스 정규 4집 프로젝트의 신곡 '라이즈(Rise)'를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음성 AI 전문기업 '소리소리AI'가 참여해 고인의 생전 목소리 톤과 질감을 정밀하게 복원했습니다. 단순히 과거 음원을 리마스터링하는 수준을 넘어 AI 보컬 엔진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신곡을 부르게 한 것이 특징입니다.

시사점: 이번 듀스의 컴백은 AI 기술이 '추억의 재현'을 넘어 '창작의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과거 '터틀맨'이나 '김광석' 등 고인이 된 가수를 AI로 복원해 무대에 세우는 시도는 있었지만 정식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비틀즈가 존 레논의 데모 테이프를 AI로 정제해 신곡 'Now and Then'을 발표한 글로벌 트렌드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물론 '고인의 의사'나 '상업적 이용'에 대한 윤리적 논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AI가 단절된 아티스트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팬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따뜻한 기술'로 수용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기술적으로도 단순한 모창을 넘어 감정선까지 복원하는 AI 휴먼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짧은 뉴스

① 수퍼톤, PC에서도 쌩쌩 돌아가는 '온디바이스 TTS' 오픈소스 공개

(11월 20일) 하이브 자회사 수퍼톤이 인터넷 연결 없이도 노트북에서 실시간 음성 생성이 가능한 경량화 TTS 모델 '수퍼토닉'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6600만 개 파라미터의 가벼운 몸집으로 기존 모델 대비 6배 빠른 처리 속도(초당 2500자)를 자랑하며 정보 유출 걱정 없는 온디바이스 환경을 지원합니다.

② CJ대한통운, 리얼월드와 손잡고 '물류 로봇 두뇌' 만든다

(11월 23일) CJ대한통운이 피지컬 AI 스타트업 리얼월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물류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공동 개발에 나섭니다. 인간처럼 시각·언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AI를 개발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복잡한 물류 현장을 스스로 제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입니다.

③ 피카디 "영상 편집 끝"... 3분 만에 숏폼 뚝딱 '피카클립' 16억 투자 유치

(11월 20일) AI 숏폼 제작 솔루션 기업 피카디가 16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긴 원본 영상에서 하이라이트와 스토리라인을 스스로 분석해 3분 만에 숏폼을 만들어주는 기술로 제작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주로 방송사와 크리에이터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성장세가 엿보입니다.

④ "AI로 기업 체질 바꾼다" 바이버스, 11억 시드 투자 확보

(11월 18일) 기업용 AX(AI 전환) 솔루션 기업 바이버스가 11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습니다.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해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주는 '마에스트로' 솔루션을 통해 설립 3개월 만에 금융·의료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핀다 이혜민 대표, 핀테크AI 협의회 초대 회장 선출 "규제 뚫겠다"

(11월 20일) 핀테크 기업 핀다의 이혜민 공동대표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산하 '핀테크AI 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이 대표는 "AI 기술 도입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풀고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 핀테크 업계의 AI 혁신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교권 침해 논란" 경기도교육청 AI 홍보영상, 결국 공식 사과

(11월 18일) 경기도교육청이 야심 차게 내놓은 AI 플랫폼 '하이러닝' 홍보 영상이 교사 비하 논란에 휩싸여 임태희 교육감이 공식 사과했습니다. 영상 속 AI가 교사의 격려를 "영혼 없다"고 비꼬거나 업무 시간을 "화장실 가는 시간"으로 묘사한 부분이 문제가 됐으며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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