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보고서] 생산라인 정리 나선 SK온…치열해진 2차 韓 ESS 입찰 경쟁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SK온 옌청 공장 [사진=SK온]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운영 효율화 작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SK온이 중국 합작법인 지분 일부를 정리하면서 리밸런싱에 나섰고,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을 대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국내로 옮겼죠.
SK온이 중국 EVE에너지와 합작한 후이저우 배터리 법인(Huizhou EVE United Energy: EUE) 매각에 나섰습니다. 늘어난 생산능력에 비해 악화된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해서죠.
SK이노베이션은 20일 자회사 SK온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 공시를 통해 EVE에너지와 합작한 공장 2곳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습니다.
SK온과 EVE에너지는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서 합작공장 SKOJ를, 광둥성 후이저우시에 합작공장 EUE를 운영해왔습니다. 이번 지분 맞교환에 따라 SKOJ는 SK온이, EUE는 EVE에너지가 각각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번 지분 교환은 SK온이 보유한 EUE 지분 49%와 EVE에너지가 보유한 SKOJ 지분 30%를 현물 교환하는 형태로 지분 교환을 진행합니다. 지분율 차이에 따른 금액은 EVE에너지가 SK온 측에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EUE는 2019년 당시 SK이노베이션과 EVE에너지가 합작해 2021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공장입니다. SK온이 중국에 지은 두번째 공장으로 연산 1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SK온이 49%의 지분을 보유했었죠. EUE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3679억원, 영업이익 28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SK온이 EUE 지분 정리에 나선 이유는 본원적인 배터리 사업에서의 구조적 반등 때문입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전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실적 개선 속도가 줄어들고 있죠. 실제로 SK온은 출범 이래 단 한 차례만 분기 흑자를 기록한 채 연간 기준 적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운영 중인 설비를 조정해 고정비 구조 자체를 낮추고 배터리 본업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지가 표출된 겁니다.
특히 EUE는 SK온의 회계상 연결 제무재표에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공장 운영에 따른 고정비나 관리비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실적 기여에는 제한적이란 의미죠. 따라서 SK온이 지분을 매각해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배경이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SK온이 SK엔텀·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무브를 잇따라 흡수합병하며 대대적인 리밸런싱에 나선 점도 매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간 10조원 안팎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며 외부 차입이 커진 만큼, 합병 법인의 현금 창출과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 구조 안정이 필요해진 겁니다.
이번 지분 맞교환 절차에 따라 SK온은 독자 생산법인인 SKOY를 중심으로 중국 내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옌청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력 고객사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합작한 창저우 공장으로 중국 내부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배터리 업계는 SK온이 일부 노후화된 라인과 가동 가능성이 낮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활용하는 안을 추가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헝가리에 지어진 코마롬 1·2공장과 미국 포드 합작법인(BOSK) 켄터키 2공장이 그 대상입니다.
다만 헝가리 코마롬, 미국 켄터키 2공장은 EUE와 비교해 상황이 복잡합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매수할 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진 탓입니다. 특히 켄터키 2공장의 경우 이미 발주된 장비에 대한 보상 문제나 포드와의 협의 등 여러 난관이 산적해 매각보다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미 발주한 장비를 포함해 공장 자체를 매각하는 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사업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ESS 경쟁 입찰을 위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충북도와 함께 'ESS용 LFP 배터리 국내 생산 추진 기념 행사'를 열고 생산 전략과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오창 공장에 ESS용 LFP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7년부터 본격 가동합니다. 초기 양산 규모는 1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시작하며 시장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증설을 검토합니다. 회사는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LFP 생태계 육성에도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이번 검토는 조만간 다가올 2차 ESS 중앙시장계약 입찰 경쟁을 위해서로 풀이됩니다.
전력거래소는 총 540메가와트(MW), 가격 추산 1조원 규모로 진행되는 2025년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공고를 이달 말 낼 예정입니다.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받고 내부 검토를 거쳐 의결한 뒤 공고를 냅니다. 이후 내년 1월 중 2차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2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죠.
앞선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는 총 563MW 규모 ESS를 구축할 8개 사업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SDI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6개 수주를 따냈고 LG에너지솔루션이 2개를 확보했죠. SK온은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배터리를 기반으로 경쟁에 참여했으나 입찰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당시 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으로 수주를 기대했던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삼성SDI가 ESS 파트너와의 원가 절감 절차로 비용을 경쟁력 있게 갖춘 한편, 국내에서 생산된 배터리의 산업 기여도가 인정받은 덕이죠. 1차 입찰에서 산업기여도 등 비가격 비중은 40%였지만, 이 부분에서 변별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2차 입찰에서는 40%였던 비가격 비중이 확대됩니다. 전력거래소는 단가에 의존했던 낙찰 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가격 점수-비가격 점수 비중을 5:5로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육지, 제주 지역별 최저가를 각각 적용해 가격 점수 차등이 미미했던 제주 사업의 변별력을 높였습니다.
이와 함께 국가정보관리원의 ESS 화재, 계통안정화·산업 기여 등 지표 개선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비가격 점수 배점 변별력도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술 능력·주민수용성 및 사업준비도·사업신뢰도 등 변별력이 비교적 낮은 요소의 배점을 낮추고 계통 연계·산업경제 기여도·화재 및 설비 안전성의 배점을 높이는 식으로 변경했죠.
특히 화재 및 설비 안전성의 경우 종전 22점이던 배점을 3점 높인 25점으로 개선해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화재 예방과 조치 계획의 사업자별 변별력이 미미한 반면 배터리 유형별 특성에 따라 화재 안전성에 대한 차별성, 최근 ESS 화재 등 안전성 제고 필요성 등이 고려된 겁니다.
업계는 배터리 유형별 특성에 따른 차별성이 거론된 만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한 배점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 LFP 배터리가 삼원계 대비 안정적인 화학적 구조로 화재 위험이 덜해 이 점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삼성SDI가 성과를 얻은 1차와 다른 양상이 나올지도 관심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차 ESS 사업자 입찰 조건을 고려해 국내 LFP 생산에 나서는 만큼, 이에 대한 가격 책정과 소재 공급망 유무에 따라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다만 삼성SDI가 1차에서 가격·비가격 측면에서 성과를 내보인 점, LFP 배터리에 대한 국내 산업 기여도의 범위가 어떤 수준으로 적용될지 등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오창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이에 사용되는 배터리 소재들은 대부분 중국산인 영향입니다.
SK온도 충남 서산 공장의 LFP 마더팩토리 라인을 통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기존 국내, 중국, 미국에서 생산키로 했던 계획을 변경해 집중한 겁니다. 이와 함께 중국 양극재 등을 테스트했던 1차와 달리 국내 소재사의 비중을 높여 산업경제 기여도 부문 차별화에도 나섭니. 삼성SDI는 울산에 LFP 마더팩토리를 짓고 ESS용 배터리 양산을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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