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체크인 안해도 굿즈는 산다"…요즘 호텔이 미는 '이 아이템'

최규리 기자

(왼쪽부터) 이랜드 호텔 굿즈 '켄싱턴 베어', 서울신라호텔 굿즈 '에코백'. [ⓒ각 사]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호텔업계가 굿즈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키링, 에코백, 인형, 디퓨저, 차량용 방향제 등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마케팅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고객 경험을 상품화하고 비숙박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굿즈가 호텔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서울신라호텔은 올해 대표 굿즈인 에코백을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했다. 2019년 첫 선을 보인 에코백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사태를 빚은 바 있다. 출시된 제품은 16인치 노트북까지 수납 가능한 크기로 제작됐으며 손잡이와 어깨 끈에 가죽을 덧대 내구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에코백을 든 신라베어' 키링을 세트로 구성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해당 상품은 호텔 1층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판매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시그니처 향을 상품으로 구현하는 전략을 택했다. 조선 팰리스는 자체 향 '라스팅 임프레션'을 디퓨저, 룸스프레이, 차량용 방향제 등으로 구성해 고객이 머문 공간의 기억을 향으로 이어가게 했다. 레스케이프 호텔 역시 플로럴 계열 장미향 '라 로즈 포에지'를 입욕제와 방향제로 확장해 프랑스 벨 에포크 시대의 감성을 재현하고 있다. 프랑스산 로즈 오일이 함유된 '시그니처 버블 바'는 객실 안팎에서 모두 사용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은 '켄싱턴 베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굿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리어 복장을 한 곰인형은 도어맨, 셰프, 총지배인, 룸메이드 등 실제 직무 콘셉트로 제작되며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트리 오너먼트로 활용되기도 한다. 인형과 키링은 전국 호텔 리테일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물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자체 캐릭터 '루아'를 앞세운 세계관 기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별똥별에서 탄생한 루아는 희망, 용기, 사랑, 즐거움을 상징하는 4가지 컬러를 테마로 구성되며 에코백, 인형, 튜브 등 다양한 굿즈로 확장됐다. 지난해 탁구선수 신유빈이 루아 키링을 착용한 장면이 공항에서 포착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연스레 확산되기도 했다.

이처럼 굿즈는 호텔 브랜드의 감성과 경험을 압축해 전달하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호텔 이름이 인쇄된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와 시그니처 경험이 담긴 브랜드 축소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굿즈 열풍의 이면에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경험을 소유하거나 일상 속에서 재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호텔 굿즈는 감성 소비의 대표 수단으로 떠올랐다. 향기, 캐릭터, 가방 등은 호텔의 분위기를 일상에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고객은 이를 통해 여행의 기억을 확장한다.

굿즈는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소장한 굿즈를 SNS에 인증·공유하며 브랜드와의 연결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행위는 자연스럽게 브랜드 충성도와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호텔업계의 수익 다변화 전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객실 패키지에 굿즈를 포함한 상품은 기본 객실보다 가격대가 높지만 고객 만족도는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난다. 희소성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결합하면서 판매 효과도 극대화된다.

업계에서는 굿즈 마케팅이 호텔업계에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공간 중심으로 운영되던 호텔이 굿즈를 통해 고객의 일상에 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플랫폼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호텔 굿즈 시장은 한정판 협업, 로컬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글로벌 브랜드와의 공동 제작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호텔 굿즈를 통해 브랜드를 일상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니즈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굿즈는 호텔의 정체성과 고객 관계를 연결하는 핵심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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