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이 살려낼까"…혹한기 앞두고 패션업계 4분기 반등 '총력전'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일제히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고온에 따른 F/W 신상품 판매 부진과 내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꺾였인 탓이다. 다만 4분기에는 본격적인 겨울 한파가 예고되면서 고단가 아우터 중심의 매출 반등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섬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096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59%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3.2% 감소했다. 이상 고온이 9월까지 이어진 데다, 국내 경기 회복 둔화와 추석 연휴 시기 영향까지 겹치면서 주요 신상품 판매가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LF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3분기 매출은 3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70% 가까이 줄었다. 순이익도 32% 감소한 265억원에 머물렀다. LF 측은 "패션 부문은 재고 효율화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지난해 부동산 자회사에서 발생한 일회성 자산매각 차익의 기저효과가 반영되며 전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분기 매출이 4450억원으로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9% 줄어든 120억원에 그쳤다. 할인 행사 등 마케팅 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FnC의 부진은 더 깊었다. 3분기 매출은 2276억원으로 1.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6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간절기 아웃도어 제품 판매가 일시적으로 선전했지만 전체적인 소비심리 위축과 고정비 부담, 할인 프로모션 강화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내수 침체 직격탄…'꾸밈소비' 지갑 더 닫혀 = 패션업계 전반의 부진은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 전 산업계에 걸쳐 소비 양극화가 뚜렷했고 패션은 그중에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린 소비로 지목됐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는 가계의 실질소득을 잠식했고 외식·여행·자동차 등 필수적이거나 가치 소비가 명확한 분야에 비해 의류 소비는 눈에 띄게 위축된 것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층도 과거처럼 빠르게 신상품을 구매하거나 시즌마다 옷장을 새로 꾸미는 소비 패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기능성, 가성비, 브랜드 정체성이 있는 소비로 옮겨가면서 기존 대중 브랜드들은 트렌드 대응력과 제품 기획 면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을에 트렌치코트, 겨울에는 롱패딩을 시즌이 되면 관성적으로 사는 소비가 많았지만 지금은 실제 날씨나 실용성에 따라 구매 시점이 훨씬 유연해졌고 한 철 넘겨 입는 소비도 늘었다"고 말했다.
◆ "패딩은 산다"…4분기, 고단가 아우터에 '기대' = 이에 패션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번 4분기 아우터 수요 반등이다. 특히 겨울 상품 중에서도 단가가 30만~100만원대에 이르는 패딩과 울코트는 객단가 자체가 높아 판매가 늘면 매출 기여도 또한 급상승한다.
실제 최근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고가 아우터의 판매가 살아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여성복 브랜드 보브(VOV)의 아우터 매출은 10월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30% 급증했다. 스튜디오 톰보이도 여성 다운패딩 매출이 89%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요 패션사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물산, LF, 한섬 등은 아우터 주력 브랜드의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는 기획 물량도 예년보다 줄여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단가 상승을 노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등의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구조적 부담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도와준다면 단기 매출은 분명 회복되겠지만 전반적 소비 회복 없이는 재고를 우려해 대규모 물량을 투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날씨는 잠깐 반등의 계기를 줄 수 있지만 패션업계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 회복, 지속가능한 가격 전략, 제품 차별화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4분기 반짝 실적이 다음 분기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다시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패션업체들은 계절 반등보다는 글로벌 수출 확대, 온라인 플랫폼 전환,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 등 중장기 전략 수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섬은 파리·방콕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LF는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확대 중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유행이 아닌 가격 대비 가치와 브랜드의 태도까지 고려해 옷을 고른다"며 "4분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단기 날씨 효과에 기대기보다는 근본적인 브랜드 신뢰 회복과 유통 구조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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