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가격 인상·공급난' 흔들리는 팹리스…삼성 파운드리 반전 기회 열리나 [소부장반차장]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시 부지 전경 [사진=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내년 첨단 공정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3나노(N3)·2나노(2nm) 공급량에서도 제약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TSMC 중심의 공급 병목이 심화하며 일부 고객사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대체 옵션으로 다시 검토하는 분위기다.
◆ TSMC, 첨단공정 가격 인상 기조…N3·N2 공급 제약 겹쳐 '3중 압박'
1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생산분부터 서브 5나노(2~5nm) 공정의 단가를 3~5% 인상하는 방안을 고객사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별·고객별로 차등 인상이 적용될 수 있으며 AI·HPC(고성능컴퓨팅) 제품군은 최대 한 자릿수 후반까지 인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별도로 해외 공장 생산 물량, 특히 미국 애리조나에서 제조되는 특정 4나노 공정은 현지 비용 상승으로 최대 30% 인상 가능성이 보도되며 고객 부담이 커지고 있다. TSMC는 애리조나·구마모토 등 해외 거점에서 인건비·설비비가 대만 본사 대비 25%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공급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N3(3nm) 공정은 내년까지 생산 물량이 대부분 예약된 사실상 '풀북(full-book)' 상태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으며 N2(2nm) 초기 물량의 상당 부분은 애플이 선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올해 12월부터 2나노 공정 소량 양산을 시작해 2026년 이후 월 10만장 이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I와 모바일·서버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퀄컴·아마존·MS 등 주요 팹리스 고객사들은 가격 인상·3나노 공급 부족·2나노 편중이라는 '3중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SMC가 AI 호황의 가장 큰 수혜자지만 동시에 가장 큰 공급 병목을 겪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틈새'가 '기회'로…고객사들 공급선 다변화 재검토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
TSMC의 가격·수급 리스크가 커지면서 팹리스 일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환 가능성을 다시 타진하고 있다. 퀄컴은 차세대 모바일 AP에서 삼성과 TSMC 병행 생산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가격·리드타임 변수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미디어텍, 북미의 일부 팹리스 역시 공급선 다변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 계약이나 물량 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TSMC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의 안정화 속도, 평택·테일러 등 글로벌 양산망,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풀스택(Full-Stack)' 경쟁력을 내세워 고객사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70.2%, 삼성전자 7.3%다.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가격 인상·해외 공장 비용 증가·첨단공정 병목 등 구조적 요인이 겹치면서 TSMC 단일 구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SMC는 오랫동안 점유율·가격·기술 모든 측면에서 우위를 누렸지만, 공급난이 심해지는 국면에서는 고객 이탈 위험이 생긴다"며 "삼성전자는 이번 국면을 단순 틈새가 아니라 중장기 판도 전환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3나노 GAA의 양산 속도, 미국 테일러 공장의 AI 전용 라인 확대, HBM·패키징과의 연동성이 향후 고객사의 전략적 판단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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