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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탈 화웨이’ 확산…EU도 규제 카드 꺼냈다 [IT클로즈업]

강소현 기자

MWC25 화웨이 부스. [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퇴출 위기에 놓였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통신장비를 의무적으로 거둬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오픈랜(OpenRAN·개방형무선접속망) 중심 생태계 전환까지 예고되면서 중국 기업들에겐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의 행정부 격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초고속 인터넷 접근권 확대를 위해 구축 중인 첨단 광대역망과 5G 핵심 인프라에서 중국산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비(非) EU 국가에 대해선 자금 지원을 보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레니에 EU 대변인은 “5세대네트워크(5G) 네트워크 보안은 EU 경제의 핵심 요소”라며 “회원국들이 위험 완화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이미 예고된 흐름이다. EU는 2020년 통신망 내 고위험 공급업체 사용 중단을 회원국에 권고한 바 있다. 다만 5G 초기 설비투자에 따른 사업자들의 감가상각비 부담을 감안해 5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방안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규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장비 교체가 현실화되려면 정부 보조금 확보가 관건이다. 미국도 중국산 장비 제거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한차례 중단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9년 미 의회는 정부 보조금을 받은 통신사들의 중국산 장비 제거를 요구하면서 19억달러 지원을 승인했으나, FCC는 전체 교체에 49억8000만달러가 필요하다며 30억8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의 재정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중국 업체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는 분위기지만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31%)를 차지했다. ZTE와 합산하면 점유율은 42%에 육박한다. 노키아(14%), 에릭슨(13%), ZTE(11%), 시스코(6%), 삼성(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업계는 중국업체의 독주 속 글로벌 차원의 견제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 있다. 미국이 상황에 따라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만큼 각국이 우호적 대미 관계를 유지·강화하려는 흐름도 어느정도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대중 전략의 중심엔 오픈랜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랜은 장비 간 인터페이스 규격을 통일해 서로 다른 제조사 장비를 연동할 수 있게 해 화웨이 의존도를 낮추려는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무선접속망(RAN)은 장비 간 인터페이스(API)가 폐쇄형으로 구축돼 특정 제조사 장비만 연동되는 구조였다. 이로 인해 통신사들은 1~2개 벤더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고 화웨이가 시장을 장악한 배경도 이 구조와 맞닿아 있었다.

중국 장비 견제를 위한 국제 공조도 강화되고 있다. 영국 주도로 미국·일본·호주·캐나다 등이 참여한 GCOT(Global Coalition on Telecommunications)는 지난해 10월 출범해 6G 인프라 개발 등에서 중국 장비 의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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