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GM 합작법인 장비 발주 연기…EV 수요 둔화 영향 [소부장박대리]

삼성SDI 기흥 본사. [사진=삼성SDI]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삼성SDI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미국에 짓는 배터리 합작 공장 투자가 다시금 연기될 전망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GM 전동화 전략이 수정된 가운데, 리튬인산철(LFP) 등 신규 배터리 채용에 대한 건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연말 중 진행할 예정이었던 장비 발주 계획을 미뤘다. 정확한 발주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년 초 중 선정된 장비 협력사 대상 발주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GM 합작법인은 양사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짓기로 한 배터리 공장이다. 연간 27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해 GM 전기차에 하이니켈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투자 협력에 따라 2027년까지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최대 연산 36기가와트시(GWh)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안을 논의해왔다.
삼성SDI는 이 계획에 따라 올해 초 장비사를 선정한 후 상반기 중 투자 집행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길어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대외적 불확실성, LFP 전환 필요성 등이 대두되면서 발주 시점이 밀렸다. 그러다 올해 연말로 예정됐던 시점도 다시 재검토되면서 실질 집행 시기가 늦춰지게 됐다.
장비 발주가 연기된 이유로는 GM 전기차 생산 전략 수정 때문이다. GM이 수요가 줄어든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중심 판매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요구 배터리 물량이 줄게 됐다. 이에 따른 조정이 발생하면서 투자 시점도 함께 밀리게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미국 내 전기차 시장 분위기는 점점 악화되는 모습을 띠고 있다. 높은 전기차 초기 구매 단가와 안전성으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소비자 세액공제(IRA 30D)를 9월 30일 이후로 폐지한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북미 전기차 시장 역성장을 예상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가 보급형 전기차 성장세에 따라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검토하는 점도 한몫하는 것으로 봤다. GM과 협상 중인 LFP 배터리 공급 시점에 맞춰 관련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SDI는 당초 생산 라인 3기를 우선 투자하고 향후 수요에 맞춰 1기를 추가하는 '3+1' 계획을 준비했다. 그러다 예정된 4개 라인 중 1기를 LFP 배터리로 변경하고, 올해 중 1기 라인만 먼저 발주하는 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현재는 내년 1~2분기 중을 목표로 LFP 생산이 포함된 라인 3기를 순차 발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기차 시장이 둔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투자 시점도 점차 밀리는 모양새"라며 "현재로서는 삼성SDI와 GM 합작법인의 가동 시기가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투자가 늦어진다면 양산을 목표로 했던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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