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으면 한 세대 뒤처져"…절박한 한국의 AI 10조 승부수
매주 쏟아지는 AI 뉴스 속에서 우리는 어떤 시그널을 읽어야 할까요? 'AI 시그널'은 이번 주 국내외 AI 산업과 정책 흐름 가운데 주목할 이슈를 짚고 그 의미를 해설합니다.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4 [국회사진기자단]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던진 이 한마디는 정부의 AI 전략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서 나왔는지를 보여줍니다.
728조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AI 부문은 올해 대비 3배 이상 증액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단순한 증액이 아닙니다. 'AI 대전환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정부의 진단이 숫자로 구체화된 것입니다.
정부는 피지컬 AI 육성에만 향후 5년간 6조원을 쏟아붓고, 정부 차원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5000장을 조기 확보하겠다는 구체적 이행 계획까지 제시했죠. 글로벌 AI 경쟁이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한국도 마침내 '슈퍼 예산'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꺼내든 셈입니다.
◆외교 성과가 만든 발판…'AI 삼각편대' 완성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025.10.31 [ⓒ 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AI 생태계 핵심 파트너들과 연쇄적으로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자금(블랙록), 소프트웨어(오픈AI), 하드웨어(엔비디아)라는 이른바 'AI 삼각편대'를 완성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만나 데이터센터 금융 패키지를 확보했고, 10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AI 테스트베드 협력을 타진했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PEC 정상회의 주간이던 지난달 31일 자사 최신 GPU인 블랙웰 26만장을 우리 정부와 기업(삼성전자·SK그룹·현대자동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죠.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는 엔비디아 GPU는 AI 학습을 위해 필요한 'AI 가속기'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젠슨 황의 이번 공급 약속에 대해 "국가 단위로 AI 인프라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고속도로를 얼마만큼 열심히 깔아 놓았느냐와 같다"고 말했죠.
엔비디아의 GPU 대규모 공급이 현실화하면 AI 연구자와 개발자가 펜대만 들고 연구하는 게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적 활용까지 모색할 수 있게 됩니다. 해외로의 인재 유출 원인 중 하나였던 연구 개발 환경이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네이버·SK·현대차…민간도 AI 인프라 투자 화답
정부의 '마중물' 전략에 화답하듯 민간에서도 대대적인 AI 투자 계획을 적극 내놓는 모습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2025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GPU 인프라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죠. 피지컬 AI 플랫폼 개발과 공공·민간 대상 GPU 서비스형 모델(GPU-as-a-Service, GPUaaS) 사업 확대를 위한 선제적 베팅입니다.
엔비디아로부터 확보한 6만장의 GPU도 이 계획의 일부로 운용될 예정이죠.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GPU 5만장 구입 계획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 30억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도 소버린AI 협력 구상을 제시하며 가세했습니다.
◆돈만으론 안 된다…국회와 규제가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규탄하며 불참한 채 본회의장 밖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2025.11.4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예산 투입만으로 AI 강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죠. 먼저 국회의 협력입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법정기한 내 예산안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거듭 당부했죠. 728조원이라는 역대급 예산이 정쟁의 볼모가 되면 외교로 확보한 속도 우위는 물거품이 됩니다. 국회가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대의에 합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규제 완화와 효율적 집행도 관건인데요. 정부가 GPU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적 장애물이 남아 있다면 무용지물이죠. 인재 유입 환경 조성,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등 비 재정적 과제도 병행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10조원의 집행 과정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국·중국과의 AI 기술 격차를 좁히려는 추격국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슈퍼 예산이 '슈퍼 성과'로 귀결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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