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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한국은 AI 선진 시장…차세대 협업형 에이전트 키운다"

이나연 기자
벤 만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제품엔지니어링 담당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5.11.4
벤 만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제품엔지니어링 담당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5.11.4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시장 중 하나입니다. 앤트로픽 AI 코딩 어시스턴트 '클로드 코드'를 가장 활발하게 쓰는 개발자도 한국인입니다."

벤 만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겸 제품 엔지니어링 담당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개발자들이 AI 기술을 매우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며 "전날 SK텔레콤, 콕스웨이브와 공동 개최한 '클로드 코드 빌더 해커톤'에서 참가자들이 통상 1~2일 걸리는 과제를 단 3시간 만에 완수하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챗GPT의 경쟁자로 꼽히는 AI 모델이자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기업이다. 회사 측은 내년 초 한국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초기 투자자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SK텔레콤과의 협력 역시 강화한다.

만 창업자는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통신사 특화 커스텀 모델을 전 세계 통신사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만 창업자는 지난 9월 말 출시한 최신 모델 '클로드 소넷 4.5'를 소개하며 "이번 주부터 서울 리전에서 로컬 인프라 지원이 시작됐다"고 했다.

또 다른 최신 모델인 '클로드 오푸스'에 대해 "오픈AI의 독립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GPT-4'를 제치고 47% 승률을 기록했다"며 "금융·법률·의료·엔지니어링 등 44개 직종, 220개 실무 과제에서 14년 이상 경력 전문가들의 블라인드 평가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오픈AI 등 경쟁사 대비 차별화 전략으로는 '신뢰성'을 내세웠다. 만 창업자는 "스케일 AI 리더보드에서 클로드가 환각 현상이 가장 적은 언어모델로 평가받았다"며 "생물학적 위험 등 사회적 해악을 방지하기 위한 책임 있는 확장 정책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단순히 사용자에게 동의만 하는 AI가 아니라 잘못된 방향일 때 도전하고 질문하는 진정한 협업 파트너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앤트로픽]
[ⓒ 앤트로픽]

앤트로픽은 최근 웹 기반 클로드 코드를 출시하며 개발 도구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비동기 코딩 환경을 제공해 모바일에서도 접근이 가능하고 여러 저장소에서 동시 작업할 수 있다.

CSV 파일을 업로드하면 통계 모델, 시각화,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고 엑셀·파워포인트 파일로 변환하는 '파일 생성 기능'도 추가됐다. 만 창업자는 "기존에 수일 걸릴 작업을 20분 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크롬 확장 형태의 클로드도 연구 단계에서 공개됐다"며 "슬랙·지메일·구글독스·깃허브 등 다양한 업무 도구와 자연스럽게 연동해 진정한 협업형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에이전트의 미래에는 "맥락적 지능, 장기 실행, 진정한 협업이라는 세 가지 핵심 역량이 필요하다"며 "앤트로픽은 해석 가능성 연구와 정렬 기술로 더 안전하고 인간 가치에 부합하는 AI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메모리', '컨텍스트 에디팅', '프롬프트 캐싱' 같은 기술 인프라를 강화해 장기적 협업형 에이전트 구현을 준비 중이다. 만 창업자는 "앤트로픽은 AI 모델 간 상호 연결을 위한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도 도입해 실시간 정보 접근성과 시스템 연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AI의 신뢰성과 에너지 효율 간 균형도 언급했다. 만 창업자는 "데이터센터를 탄소 중립적으로 운영하는 건 환자 치료나 신약 개발 등 사회적 이익이 에너지 비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며 "AI의 긍정적 파급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만 창업자는 "지난 2023년 이후 8개 주요 모델을 출시하며 혁신 속도를 가속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과 함께 더 안전하고 인간 중심적인 AI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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