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마음의 병 '화병',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논문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부산대학교는 '화병(Hwabtung)'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을 규명한 연구 논문이 최근 국제 학술지 '바이오피지코소셜 메디슨' 온라인판 10월30일 자에 게재됐다고 4일 밝혔다. 화병은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기준에 실려 있으나 그동안 고유한 발병 기전과 정신병리적 특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채한 교수 연구팀, 경희대 한의과학대학 강동한방병원 김종우 교수팀, 경성대 심리학과 이수진 교수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화병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의학의 음양심리 이론을 표준화한 '사상성격검사(SPQ)'를 활용해 심신 증상과 생물심리학적 프로파일을 분석했다.
화병환자에게서 높은 행동적 과민성·충동성(SPQ-B), 낮은 인지적 경직성·비관주의(SPQ-C), 낮은 정서적 고립·취약성(SPQ-E) 등을 확인했다.
채 교수는 "마치 지문처럼 화병만의 독특한 정신병리 프로파일을 발견함으로써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과 손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사상성격검사가 사상 체질의 과학적 임상 진단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신질환의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화병이 감정 억압 단계에서 시작해 가슴 답답함과 열감 등 신체화 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어 사소한 자극에도 분노가 폭발하는 단계로 진행한다"며 "화병 치료를 위해서는 안정적 행동을 유도하고 긍정적 인지와 정서적 공감을 증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대학교는 "이번 연구는 한국 고유의 질환으로 알려져 온 화병이 '과학적으로 규명된 정신신체질환(psychosomatic disorder)'임을 국제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문화정신의학 및 정신건강 연구 분야에 새로운 학문적 통찰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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