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호 컴퓨터 교육 숭실대... 55년만에 '1호 AI 대학 전환' 이정표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숭실대학교가 17일 '숭실 AX 비전선포식'을 열고 AI 중심 대학으로의 대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숭실대 형남공학관 형남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주요 정·관계 인사들과 교수, 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숭실 AX 비전 선포식 주요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 8번째부터) 임종인 AI 위원장, 오정현 숭실대 이사장, 이윤재 숭실대 총장 .
현재 국내에 AI 단과대학, 전문대학원 등을 설립하는 대학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전체 학부 대상 AX에 나선 것 숭실대가 처음이다. 숭실대는 앞서 국내 최초로 컴퓨터학과, AI 학과를 설립한 이력이 있다. 또한 이번 선포식에 따라 국내 최초의 AI 대학이라는 이정표도 확보하게 됐다. 기존 소프트웨어학부는 AI 대학으로 전환되며, 국내 AI 보안·정책 분야 권위자인 임종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AI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윤재 숭실대 총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오늘은 숭실대 128년의 찬란한 역사 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 깊은 날"이라며 "AX로 새로운 융합 교육 모델을 제시하는 'AI 네이티브 숭실'의 거룩한 역사가 이 자리에서 시작된다"고 선언했다.
이 총장은 숭실대가 1970년 국내 최초로 컴퓨터 교육을 도입하고 1991년 AI 학과를 설립한 역사를 언급하며 "숭실대는 대한민국 IT의 기초를 세운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소외되는 단절 문제의 해소도 중요하다. 숭실의 AX는 기술 중심 혁신을 넘어 사람 중심의 회복이 있는 AI 교육을 실천하고자 한다"며 인간 중심의 윤리적 AI 지향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자신이 숭실고등학교 출신임을 밝힌 김민석 국무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숭실대는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자진 폐교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제 모든 학과에 AI를 융합하고 기독교 정신과 조합해 인류의 비전과 존엄을 실현하려는 목표가 뜻깊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도 "대한민국 ICT 교육의 시작을 열었던 숭실대가 AI라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은 당연한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법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AI가 어떻게 우리 생활에 적용될지 함께 고민하는 숭실 AX 체계 아래 AI 기술이 더욱 입체적으로 적용되는 교육 현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AI와 함께 성장하는 AI 네이티브 대학으로"
이날 '숭실 AX 미래 전략' 발표를 맡은 임종인 AI위원장은 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 속도를 강조하며 숭실대가 나아갈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5년간 AI 기술은 몇 개월마다 2배씩 발전했다고 한다. 2035년에는 지금보다 1000배 더 발전한 AI가 등장해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이런 시대에 인간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헨리 키신저 박사의 말을 인용, "인간이 AI를 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AI와 공존하고 상호 협력하며 인간의 역량을 키우는 '공진화(Co-evolution, 두 개 이상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진화하는 현상)'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AI 기술은 인간 중심이 아닌 것 같지만 역사적으로 산업혁명 시절부터 엄청난 기술 발전의 중심에는 늘 인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AI 대학으로 진화하는 숭실대는 기독교 정신에서 나오는 연결과 공감의 가치가 AI와 상호 발전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숭실대의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AI 네이티브 대학'을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2026년부터 전교생에게 AI를 기본으로 강의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모든 구성원이 AI 기술로 인간성에 바탕을 둔 응용 기술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로써 모든 대학에서 리걸 AI(Legal AI), 파이낸스 AI(Finance AI) 같은 결과물들이 나오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을 위한 AI다. 숭실대의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사랑, 봉사, 연결, 공감의 가치가 더해질 때, 인류를 위한 AI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인간 중심의 글로벌 AI 리더 양성"
이날 행사의 대미는 이사장, 총장, 교수, 학생, 동문 대표 등이 함께 낭독한 'AX 비전 선언문'과 현판식으로 장식됐다. AX 비전 선언문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숭실 AX 비전 선포 현판식
- 숭실대학교는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서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진리, 봉사의 건학 이념 아래 시대 변화에 발맞춘 교육을 혁신해왔다. 숭실대는 AI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AX 중심의 교육 혁신, 모든 학문에 AI를 통합해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 AI 기반 연구와 기술 개발, 사회적 책임과 윤리 가운데 인간 중심 AI를 연구하고 실현한다. AI 시대에도 진리와 봉사라는 건학 이념을 계승해 기술과 신앙의 조화를 찾는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가 인류 공동체 미래를 이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 숭실대의 AI 대학과 비전은 미래 사회의 핵심동력 될 것이며 AI와 함께하는 더 나은 세상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숭실대학교는 이번 비전 선포식을 기점으로 AI 혁신대학 신설, 교수 충원, 교육 인프라 확대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학과 간 장벽을 허문 트랙제, 데이터사이언스·사이버보안·미래자동차·로봇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전공 트랙을 운영한다. 15개 AI 기업과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실질적인 산학연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찬준 숭실대 AI 대학 교수는 "대학 전체가 AI로 전환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늘날과 같은 AI 중심 시대를 맞아 숭실대의 모든 방향도 AI를 향하는 기점이 마련된 것 같아 유의미한 자리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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