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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8A 미세공정 귀환…팻 겔싱어 끝이자 립부 탄 시작 '팬서레이크'

김문기 기자

미국 애리조나 팹에서 인텔 팬서레이크를 든 연구원 [사진=인텔]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팻 겔싱어 전 인텔 CEO가 주창한 4년 내 5개 공정의 마지막 종착점이자 립부 탄 현 인텔 CEO의 본격적 시작을 의미하는 18A 공정 기반의 '팬서레이크'가 공식화됐다.

인텔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에서 열린 ‘인텔 테크 투어 2025(Intel Tech Tour 2025)’를 통해 차세대 클라이언트 프로세서 ‘팬서레이크(Panther Lake)’를 공개했다.

팬서레이크는 인텔의 차세대 18A 노드에서 생산되는 첫 클라이언트 SoC(System-on-Chip)로, 기술적으로는 루나레이크(Lunar Lake)와 애로우레이크(Arrow Lake)를 잇는 ‘AI PC 3세대 플랫폼’의 정점에 위치한다. 인텔은 이를 통해 단일 칩 안에서 고성능 연산(P-core)과 저전력 병렬처리(E-core, LP E-core), AI 가속 엔진(NPU·GPU)을 통합함으로써, 클라우드가 아닌 로컬 단에서 대규모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

◆ '팬서레이크' 인텔식 미세공정의 귀환

팬서레이크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제조공정이다. 인텔은 오랜만에 자사의 미세공정을 ‘리딩 에지’ 수준으로 복귀시켰다. 18A(1.8나노급) 공정은 두 가지 핵심 기술로 정의된다. 하나는 리본펫(RibbonFET), 다른 하나는 파워비아(PowerVia)다.

리본펫은 기존 핀펫(FinFET)을 대체하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구조로, 트랜지스터 채널을 리본 형태로 둘러싸 전류 누설을 최소화하고 동작 전압을 줄이는 방식이다. 파워비아는 전력선을 칩 후면으로 이동시켜 신호층과 전력층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 조합은 성능 15%, 집적도 30% 이상 향상이라는 정량적 이득을 가져오며, 팬서레이크의 전력 효율 개선의 핵심 기반이 된다.

18A 공정의 특징은 단순한 선폭 축소가 아니라, 전력-성능(PPA: Power, Performance, Area)의 최적점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인텔은 이를 통해 팬서레이크가 동급 성능에서 전력 소모를 애로우레이크H 대비 30% 절감, 동일 전력에서 루나레이크 대비 40~50%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자료=인텔]

◆ AI PC 완결도 높였다

팬서레이크는 인텔이 지난 3년간 준비해온 ‘AI PC 엑셀런스 앳 스케일(Excellence at Scale)’ 전략의 완성판이다. 지난 2023년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가 칩렛 구조를 도입해 전력 효율과 모듈화를 시도했고, 2024년 루나레이크가 노트북용 AI PC를 대중화하며 NPU를 통합했다. 올해 팬서레이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8A 공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실현했다.

팬서레이크는 인텔의 쿠거 코브(Cougar Cove) P코어와 다크몬트(Darkmont) E코어, 그리고 저전력 LP E코어로 구성된 3중 하이브리드 구조를 갖춘다. 이 구조는 단순히 코어 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각 코어의 성격을 분리해 시스템 전반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인텔은 팬서레이크를 “루나레이크의 효율성과 애로우레이크의 멀티스레드 확장성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팬서레이크가 하나의 칩 안에서 서로 다른 세대의 코어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쿠거 코브는 고성능 싱글스레드 작업에 최적화돼 있으며, 다크몬트는 병렬처리와 다중 스레드 워크로드를 담당한다. LP E코어는 저전력 유지 작업, 백그라운드 프로세싱, 미디어 처리 등에 투입된다. 이를 조율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인텔 스레드 다이렉터(Intel Thread Director)다.

팬서레이크의 스케줄러는 기존 루나레이크가 사용한 ‘구역(Zone) 기반’ 스케줄링을 넘어서, ‘존리스 스케줄링(Zoneless Scheduling)'이라 불리는 완전 동적 할당 방식을 도입했다. CPU, GPU, NPU 간의 연산 부하를 실시간으로 이동시키며, ‘GPU 바운드 워크로드(Bound Workload)’ 상황에서도 E코어 중심의 스케줄링을 유지함으로써 그래픽 병목을 줄여준다.

[자료=인텔]

팬서레이크는 인텔이 말하는 ‘AI PC’의 완성형에 가장 근접한 제품이다. 이 칩은 3세대 Xe GPU(12 Xe-cores)와 차세대 NPU 5를 통합해, CPU·GPU·NPU 전체에서 180TOPS(초당 180조 연산) 수준의 AI 성능을 구현한다. 인텔은 “팬서레이크 한 대면, 로컬에서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추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텔은 900개 이상의 AI 모델과 500개 이상의 ISV(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사)와의 협업을 통해, 팬서레이크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호환성은 단순한 연산력 경쟁을 넘어 'AI를 위한 OS 수준의 최적화'로 이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주요 파트너의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이 이미 팬서레이크 기반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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